피스메이커는 끝났나…마두로 축출로 드러난 트럼프의 ‘정권교체 외교’[1일1트]

고립주의 벗어나 직접 군사개입 선택

중남미·이란까지 확전 가능성 거론

MAGA 핵심 지지층 내부 균열 우려도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세 번째)이 존 래트클리프 CIA 국장(왼쪽)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오른쪽 첫 번째)과 함께 베네수엘라에서 진행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 작전을 보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력을 동원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전략이 기존의 ‘고립주의’에서 벗어나 ‘정권교체’까지 포함하는 보다 공격적인 노선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 때마다 “전쟁을 끝내는 대통령”을 자임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들어 군사 개입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NBC 방송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을 위해 미군을 동원하고, 향후 유사한 작전을 시사한 것은 과거의 ‘미국 우선주의’ 수사와는 뚜렷한 결별”이라며 “트럼프 외교 정책의 방향 전환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 입문 이후 줄곧 미국을 ‘군사적 수렁’에서 빼내겠다고 강조해 왔다. 그는 2016년 대선에서 이라크·아프가니스탄·리비아 전쟁을 지지했던 공화당 주류와 전직 대통령들을 강하게 비판했고, 2024년 대선 과정에서도 ‘국가 건설’과 ‘정권 전복’을 목적으로 한 전쟁은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취임 연설에서는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유산은 평화중재자(peacemaker)가 되는 것”이라며 “승리는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측정될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실제 집권 이후의 행보는 이 같은 수사와 거리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 예멘, 시리아, 이라크, 소말리아, 나이지리아, 이란을 겨냥한 군사 공격을 승인했다. 그리고 지난 3일, 미군 특수부대를 베네수엘라 영토에 투입해 ‘마약 테러범’으로 규정한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압송하면서, 트럼프식 외교 노선의 변화는 분명한 형태를 띠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체포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일시적으로 ‘운영’하며 석유 산업을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지상군 배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동시에 다른 중남미 반미 정권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을 겨냥해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고 비난했고, 쿠바에 대해서도 “결국 논의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실패한 국가”라고 직격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역시 강경한 톤을 숨기지 않았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는 누구와도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만, 장난은 용납하지 않는다”며 “이 대통령 재임 기간에 그런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NBC는 이를 두고 “군사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의지가 커진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외교 원칙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기조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 내부의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가는 전통적으로 반개입주의 성향이 강하다. 현재는 마두로 축출 작전에 대해 우호적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콜롬비아·쿠바·멕시코 등으로 군사 개입이 확대될 경우 지지층 내부의 균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서도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민간인 학살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시위대를 구출하러 갈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베네수엘라를 시작으로 한 트럼프식 ‘정권교체 외교’가 어디까지 확장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피스메이커’라는 정치적 브랜드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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