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첩사 해체 앞두고 ‘셀프인사’…계엄 관여 흔적 지우기 논란 [H-EXCLUSIVE]

실무 역할 담당자 보직이동 땐
시스템상 개입여부 확인 불가능

국군방첩사령부가 해체를 앞둔 가운데 자체적인 내부 인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방첩사는 소령급 이하 인사 절차를 진행 중인데, 인사 이동시 방첩 특성상 과거 보안시스템을 열람할 수 없어 12·3 비상계엄에 관여했던 실무자들이 조사를 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9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방첩사는 이달 말 인사공모를 접수해 내달 초 보직 이동을 실시할 계획이다. 인사 대상은 소령, 대위, 6급 이하 군무원 등이다.

문제는 계엄과 관련해 실무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소령급 인사 대상자들이 육군으로 원복하거나 보직이동할 경우 자체 보안시스템에 따라 계엄 관련 행위를 확인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군 안팎에선 국방부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와 특별수사본부가 과거의 행적을 살펴볼 방법이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방첩사 스스로 계엄 실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방부는 국방부검찰단장(직무대리)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수본을 출범시키고 계엄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정부혁신TF에 국방부 조사본부 차장 직무대리 박정훈 대령 등 27명을 투입해 조사분석실을 신설하고 계엄 진상 규명을 위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방첩사는 지난달 중령 이상 간부 전원과 비상계엄 당시 출동했던 인원 등 400여 명에 대해 1차 근무 적합성 평가를 실시해 그중 계엄 관련자로 분류된 181명에 대한 징계성 인사 조치를 결정한 바 있다. 방첩사 소속 중령과 4급 이상 계엄 관련자 전원을 원복 또는 소속 전환 조치하고 다수의 부대원을 강제 보직 조정했다.

이는 국방부 차원의 결정이 아니라 편무삼 방첩사령관 직무대리 지시에 따른 방첩사의 자체적인 인적 쇄신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인사이동까지 실행되면 ‘계엄 실무자’들 처벌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계엄 조사가 아직 안 끝났는데 방첩사가 자체적으로 인사 조치를 하면 북한 무인기 등 계엄에 연루된 일부 인원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주는 것”이라며 “보직이동시 이들이 자료를 삭제하면 조사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는 전날 방첩사를 해체하고 기존 기능들을 서로 다른 조직에 분산하는 방안을 국방부에 권고했다. 국방부는 권고안을 토대로 연내 방첩사 개편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전현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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