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값도 110달러 뚫었다…달러화는 약세

산업 수요 맞물려 급격한 가격 상승
달러 가치는 1년새 10% 가까이 하락

 

국제 은값도 지정학적 긴장과 달러화에 대한 헤지(위험분산), 견조한 산업 수요가 맞물리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은 가격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온스당 100달러선을 사상 처음 돌파한 뒤, 26일 117.69달러까지 치솟아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은 현물 가격은 하루 만에 10% 이상 올랐다. 은값은 2024년 1월 온스당 20달러 초반대에서 머물렀지만 2년 사이 5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금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가운데 은 역시 금과 연동성을 바탕으로 상승 흐름에 올라탄 모습이다. 금과 은은 국제분쟁과 인플레이션·환율 변동으로 시장이 불안정할때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헤지 수단이다. 연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축출, 그린란드 사태 등 지정학적인 불안감이 은값을 밀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은의 견조한 산업적 수요도 가격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은은 전기 전도율이 뛰어나 전기차, 인공지능(AI) 연산 장치, 전력 설비,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 전반에서 활용도가 높다. 친환경·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은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반면 공급은 제한적이다. 은은 대부분 아연·연·구리 제련 과정에서 부산물 형태로 생산돼 단기간에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공급 확대는 쉽지 않아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은값은 150% 이상 급등해 같은 기간 약 65% 상승한 금 가격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영국 금융 플랫폼 트레두의 니코스 차부라스 수석 시장 분석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은은 금보다 훨씬 더 설득력 있는 펀더멘털(기초체력)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달러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뉴욕증시 마감 무렵 97.03을 기록해 전장 대비 0.6%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최근 1년 사이 약 9.5% 떨어졌다.

달러인덱스는 이달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추진을 둘러싼 미·유럽 갈등, 이른바 ‘대서양 무역 전쟁’ 우려가 부각되면서 약세 압력을 받아왔다. 지난 19일과 비교하면 달러인덱스는 약 2.4% 낮아진 수준이다.

세계금위원회(WGC)의 존 리드 수석 전략가는 “이들 기관은 단기 시세 차익보다 세대를 넘어서는 자산 보호를 우선시한다”며 “달러 신뢰 약화 국면에서 귀금속 선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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