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회사채, 자금줄 막힌 기업들

10년만 1월 ‘회사채 순상환’ 기조
고금리 장기화…연초 효과 상쇄



1월 회사채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들 자금난에 가중되는 흐름이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첫 5000선을 돌파하는 등 자본시장은 호재가 이어지지만, 정작 일선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경직되고 있다. 주가는 뛰는데 기업 ‘돈줄’은 막히는 현실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1월 회사채 발행액(12조937억원)은 상환액(11조6677억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집계됐다. 28일 기준으로는 심지어 회사채 시장 발행액(8조3988억원)보다 상환액(9조5664억원)이 1조1676억원 가량 많았었다. 신규 자금 조달보다 기존 차입금 상환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상환액이 발행액보다 많은 순상환은 기업들의 자금 운용 전략이 보수적으로 돌아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통상 경기 둔화 국면에서 자주 나타나는 신호다.

월말 반등하며 가까스로 1월 순상환은 면했지만, 최근 몇년간의 1월과 비교하면 올해 유난히 경직된 흐름이 눈에 띈다. 2024년 1월, 2025년 1월엔 각각 5.4조원, 1.8조원 가량 회사채가 순발행됐다. 올해 1월 순발행액(4261억원)과 격차가 크다.

보통 1~2월에는 퇴직연금 등 기관 자금이 집행이 본격화되면서 채권 수요가 늘어나는 이른바 ‘연초 효과’가 나타난다. 이에 맞춰 회사채 발행도 증가한다. 올해는 이러한 공식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예년과 다른 전개가 펼쳐졌다.

기업들이 연초 회사채 발행을 적극 추진하지 않는 배경에는 ‘금리 부담’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1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시장금리가 빠르게 올랐다. 실제 신용등급 AA-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지난 20일 연 3.660%까지 올랐다.

문제는 기업들이 언제까지 현금으로 버틸 수 있느냐다. 자본시장연구원(자본연)이 발표한 ‘2026년 자본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국내 회사채 규모는 73조2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15.2%나 상승한 수치로 기업들의 차환 부담이 한층 더 커졌다.

시장은 다음달을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만기 도래에 높은 이자 부담까지 겹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어느 때보다 신중해진 상황”이라며 “자금력이 탄탄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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