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文 당시엔 40·25차례 정책 폭탄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고강도 메시지를 쏟아내며 ‘다주택자와의 전쟁’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4일에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관련해 “이미 4년 전부터 매년 종료 예정됐던 것인데, 대비 안 한 다주택자 책임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세입자 낀 다주택자, 어떻게 ‘탈출’하란 말인가’라는 제목의 신문사설을 공유하며 이같이 반박했다. 이어 “부동산 투자 투기하며 ‘또 연장하겠지’라는 부당한 기대를 가진 다주택자보다 집값 폭등에 고통받는 국민이 더 배려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강성 발언은 지난달 말부터 이날까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대한민국에 부동산 문제는 사회 발전을 통째로 가로막는 암적인 문제가 됐다”면서 “집값이 오르면 투자 자산이 부동산에 매여서 생산적 영역에 사용되지 못해 사회·경제 구조가 왜곡된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부동산 문제에 대한 인식은 과거 문재인·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맥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의 경우 재임 기간 25차례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며 부동산 시장과 줄다리기를 펼쳤다. 문 전 대통령은 집권 초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면서 적극적인 수요 억제 정책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후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상승하자 기조를 바꿔 공급대책을 내놨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노 전 대통령 역시 임기 초 “앞으로 투기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고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는 등 40여차례에 걸쳐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시행하며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자 했다. 하지만 집값 폭등을 막지는 못했고 결국 임기 말 “강력한 유동성 규제는 다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다른 정책 수단으로 관리하려다가 낭패를 봤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27 대출 규제로 대출을 틀어막고 9·7 공급대책을 내놨으며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수도권과 경기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올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히면서 추가적인 대책까지 시사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두 전직 대통령들과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다를까’라는 기대감도 포착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 다주택자인 정부여당 내 참모들도 집을 팔게 해야 한다는 지적을 두고 “누구에게 시켜서 팔면 그 정책이 효과가 없다는 뜻이다. ‘제발 팔지 말고 좀 버텨줘라’고 해도 팔게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켜서 억지로 파는 건 의미 없다. ‘파는 게 이익이다. 지금 다주택을 해소하는 게 경제적으로 이익이다’라고 합리적 판단이 가능하게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금 대책과 관련해서도 지난달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세금은 부동산 정책의 최후의 수단”이라며 세제를 통한 집값 안정은 가급적 피하겠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추가 대책 가능성도 남겨두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이른바 ‘버티기’에 들어간 다주택자들을 놓고 “‘정권교체를 기다려 보자’ 이런 것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게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문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