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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천군 보건소 [연합] |
서울시 면적의 1.6배에 달하는 드넓은 경남 합천군. 이곳이 오는 4월, 유례없는 ‘의료 셧다운’ 위기에 직면했다. 지역 의료의 기둥 역할을 해온 공중보건의사(공보의)들이 대거 퇴사를 앞두고 있지만, 빈자리를 채울 의사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7일 합천군에 따르면, 현재 군내 복무 중인 공보의 27명 가운데 17명이 오는 4월 복무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전체 인력의 무려 63%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셈이다.
당황한 합천군보건소는 급히 일반의 자격 관리 의사 채용에 나섰다. 조건은 파격적이다. 처음엔 일당 60만 원을 제시했다가 지원자가 없자, 2차 공고에서는 일당 100만 원으로 몸값을 대폭 올렸다. 주 5일 근무 시 월소득 2000만 원, 연봉으로 치면 2억 4000만 원에 달하는 고액 연봉이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3차 공고가 진행 중인 현재까지도 실제 지원서를 낸 의사는 단 한 명도 없다.
공공의료 끊기면 대재앙 합천은 지리적으로 서울보다 훨씬 넓지만, 인구 밀도가 낮고 고령화율이 40%에 육박한다. 이곳 어르신들에게 보건소는 단순히 약을 타는 곳이 아니라 생명줄과 같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이 태반인 상황에서 공보의가 떠난 뒤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면 자칫 골든타임을 놓치는 응급 상황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력 공급원인 보건복지부와 경남도의 답변도 절망적이다. 전국적인 공보의 부족 현상으로 올해 합천군에 배정될 신규 인원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돈을 더 준다고 해도 올 사람이 없고, 국가에서 내려보내 줄 인원도 말라가는 이중고에 처했다.
합천군 관계자는 “일부 문의 전화는 오지만 실제 지원까지 이어지지는 않는 상황”이라며 “지방 시골 지역의 특수한 지리적 여건 때문에 의사들이 기피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