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양적 측면서 생산적 금융 가시화…강 상류의 변화 하류로 흘러야”

금융발전심의회 전체회의 생중계 진행
“성과 정착 위해 구조 개혁·시스템화 필요”


이억원(오른쪽) 금융위원장이 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금융발전심의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신진영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 [금융위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9일 “생산적 금융 선순환에 있어 더 중요한 것은 자금의 규모를 넘어 그 흐름”이라며 “금융이 산업 구조와 성장 경로를 얼마나, 어떻게 변화시키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생산적 금융이 항구적인 성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구조를 개혁하고 시스템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예금보호공사에서 신진영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과 공동 주재한 금발심 전체회의에서 “양적인 측면에서는 분명한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회의는 금융위 공식 자문기구인 금발심 위원과 함께 생산적 금융을 통한 경제 대도약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날 주제 발표와 대표 토론 과정은 처음으로 생중계됐는데 정부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어떻게 숙의 과정을 거쳐 정책을 결정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한 조치다.

이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생산적 금융은 금융 대전환의 첫 번째 과제로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구조적 난제에 직면하고 있는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의 문을 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 구조(Stock)는 오랜 시간 한 국가의 경제 활동과 성과, 금융 관행(flow) 등이 축적돼 형성되는 만큼 관행적이고 타성적이기 쉽다”면서 “강 상류에서 일어난 약간의 물줄기 변화가 하류로 흘러가 지도를 바꾸는 강력한 힘을 보여주듯 생산적 금융으로의 금융 개혁 논의가 완전히 새로운 한국 경제·금융의 지형도를 그리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금융발전심의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 제공]


세미나에서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개 연구기관이 그간 생산적 금융 구조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논의·연구해 온 우리나라 금융의 시대별 역할 변화, 시장 내 자금흐름,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해외 추진사례, 제도 개선과제(안) 등에 대해 발표했다.

우선 KDI는 최근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국가경쟁력과 안보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면서 글로벌 첨단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생산적 금융을 통해 신산업 육성 투자를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술·산업 생태계 이해 기반의 첨단기술 맞춤형 혁신자본 공급을 확대하고 지역 혁신수요에 맞는 자본 공급을 통해 지역 기술·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금융연구원은 가계·기업·금융회사 등 경제주체별 자금흐름 현황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양적인 공급 확대보다 금융의 선별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생산성이 높지만 금융 제약으로 성장이 어려운 기업에 자금이 분배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생산적 금융의 골든타임을 강조하며 중국 사례를 예로 들어 국가 전략과 산업·금융정책이 장기간에 걸쳐 일관된 방향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사례를 통해선 가계의 여유자금이 기업에 혁신자금으로 공급되고 주가 상승과 배당 소득을 통해 다시 가계의 자산이 증대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민성장펀드 출범, 종합투자계좌(IMA)·발행어음 허가, 자본시장 활성화 등을 통해 금융 대전환의 기틀은 마련된 만큼 거래소 인프라 선진화, 모험자본 투·융자 실패 시 면책 범위 확대 등 제도적 개선방안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우리 경제의 부동산 편중의 구조적 원인 중 하나가 과거 레버리지와 과세제도의 결합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세제개편 방향은 국내 자본시장의 매력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도 국내 자본시장이 부동산 및 해외 자본시장과 비교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과세 형평성을 고려하며 세제를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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