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분석 토대
약점 아닌 차별화된 생존 전략 재해석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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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제일기획이 브랜드 마케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취약성(Vulnerability)’을 제시했다. Z세대 분석을 토대로, 취약성을 숨겨야 할 약점이 아닌 차별화된 생존 전략이자 성장 동력으로 재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일기획의 사고 리더십 기반 전략 인사이트 그룹 ‘요즘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마이너리티 리포트-취약할 권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보고서는 경제적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성장한 Z세대에게 취약성이 일시적 위기가 아닌 일종의 ‘기본값’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최근 Z세대를 중심으로 무속이나 주술 문화가 확산하는 현상 역시 이러한 심리적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요즘연구소는 특히 Z세대가 취약성을 감춰야 할 결함이 아닌, 드러낼 수 있는 의미 있는 특성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SNS에서 ‘멘탈 헬스 고백’이나 ‘크래싱 아웃(Crashing out)’처럼 자신의 약점을 과감히 공개하는 문화가 확산하는 현상을 ‘능동적 취약성’으로 정의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능동적 취약성의 배경으로 기술 발전에 대한 반작용, 기성세대에 대한 반작용, SNS 관계의 가벼움에 대한 반작용 등을 꼽았다.
AI 등 기술 발달로 완벽함을 손쉽게 구현하는 ‘과잉 완벽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오히려 사람다운 불완전성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흐름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무보정 사진이나 필터 없는 게시물이 호응을 얻고, 여러 장의 일상 사진을 한 번에 올리는 ‘포토 덤프(photo dump)’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현상이 이를 뒷받침한다.
요즘연구소 관계자는 “자신의 결점을 드러내는 것은 고유성과 희소성을 확보해 신뢰를 얻으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며 “Z세대에게 취약성은 더 이상 약점이 아닌 차별화된 생존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취약성이 특정 세대의 감성 코드에 머물지 않고, 기업과 브랜드 역시 새롭게 익혀야 할 생존 문법이라고 강조했다.
1990년대 ‘선망성’ 중심의 이미지 마케팅, 2010년대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의 ‘진정성’ 중심 마케팅을 거쳐, 이제는 브랜드의 속내와 한계까지 드러내는 취약성이 가장 강력한 신뢰 확보 수단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요즘연구소는 취약성을 브랜드 전략에 적용하는 방안으로 ▷브랜드의 취약성을 본질적 속성으로 전환하고 ▷취약성을 가능성으로 바라보며 개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해 사회적 변화의 동력으로 승화시킬 것을 제안했다. 이는 금이 간 도자기를 금으로 메워 오히려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본 전통 기법 ‘킨츠기(金ぎ)’에 비유됐다.
박미리 제일기획 요즘연구소장은 “예측 불가능한 경영 환경에서 취약성을 선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단순한 평판 관리를 넘어 비즈니스 성패를 좌우하는 차별화 전략”이라며 “브랜드의 상처까지 포용하는 ‘찐팬’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능동적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연구소는 시대 흐름의 근원을 분석해 보고서와 컨설팅 형태로 제공하는 제일기획의 인사이트 조직이다.
대표 보고서인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2011년 창간 이후 ‘팬덤’(2018년), ‘손절’(2021년), ‘탈진실’(2024년) 등 시대적 화두를 선제적으로 조명하며 비즈니스 리더들의 전략 지침서로 활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