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대 실손 가입자 10명 중 1명만 4세대로 갈아탔다

기존→4세대 전환, 작년까지 229만건
전환 할인 종료 후 2년째 감소세 지속
1·2세대 보유분 여전히 2000만건가량
손해율은 4세대가 1·2세대보다 높아
5세대 출시 앞두고 재매입까지 검토


4세대 실손보험 출시 이후 4년 반간 기존 세대에서의 누적 전환은 229만건에 머물렀다. 1·2세대 보유계약이 여전히 2190만건에 달해 기존 세대 가입자 전환이 갈수록 어려운 상황이다. [제미나이를 이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4세대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된 지 4년 반이 지났지만 기존 세대 가입자들의 세대 전환은 여전히 더디다. 손해율 관리의 핵심 대상인 1·2세대 보유계약이 2000만건을 넘는 가운데 이 중 4세대로 갈아탄 비율은 한 자릿수대에 그쳤고, 전환 규모마저 2년째 줄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 9개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흥국화재·롯데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 합산 기준 4세대 실손 출시(2021년 7월) 이후 지난해 말까지 기존 세대에서 4세대로의 누적 전환 건수는 약 229만건이었다. 신규가입까지 합치면 4세대 유입 계약은 총 690만여건이다.

문제는 전환 속도가 갈수록 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환 건수는 2023년 67만건을 정점으로 2024년 56만건, 2025년 38만건으로 2년 연속 줄었다. 특히 보장 범위가 가장 넓은 1세대 전환은 같은 기간 반토막 났다. 신규가입도 2023년 111만건 이후 2년째 내리막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1세대 보유계약은 638만건, 2세대는 1552만건으로 두 세대 합계가 여전히 약 2200만건에 이른다. 4년 반간 누적 전환이 약 229만건인 점을 고려하면 1·2세대 가입자 10명 중 9명가량은 기존 상품에 그대로 남아 있는 셈이다. 약관변경 조항이 없어 계약만기까지 기존 약관이 유지되는 초기 실손 가입자는 약 160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환이 더딘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2022~2023년에 시행됐던 전환 보험료 50% 특별할인이 종료되며 유인이 약해졌고, 정작 4세대의 경과손해율(111.9%)이 1세대(97.7%)·2세대(92.5%)보다 높아 보험료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 4세대는 올해 처음으로 보험료 인상이 시행되는 만큼 전환의 매력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세대 가입자는 보장이 넓고 자기부담이 낮아, 의료 이용이 많은 고연령층일수록 전환을 꺼린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전환 정체는 실손보험 전체의 손해율 관리에도 부담이다. 금융당국은 기존 세대 전환을 통해 손해율을 낮추려 했지만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자 보완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1·2세대 가입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전환을 유도하는 ‘계약 재매입’의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내 출시 예정인 5세대 실손은 중증·비중증 비급여를 분리해 보장을 합리화하고, 보험료를 현행 대비 30%가량 낮추는 것이 골자다. 당국은 5세대 출시와 계약 재매입이 맞물리면 전환이 다시 살아날지 주목하고 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재매입 보상 수준과 5세대의 실질적 장점이 충분해야 전환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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