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전력효율 제품 등급 나눠 공급
최고성능 제품 고사양 HBM4 탑재
업계 최고 성능 과시 삼전 수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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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CES 2026 라이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인 ‘베라 루빈’부터 성능에 따라 최상위 제품과 차상위 제품으로 나눠 공급하는 ‘듀얼 빈(Dual Bin)’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공급망에서도 업계 최고 사양을 앞세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최상위 제품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AI 가속기 성능 경쟁이 격화하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듀얼 빈 전략을 택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듀얼 빈이란 하나의 제품군 안에서도 동작속도·전력효율·수율 등에 따라 등급(Bin)을 두 개 이상으로 나눠 고객사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4의 등급도 1초당 11.7Gb(기가비트) 이상의 동작속도를 제공하는 최상위 제품과 10Gb대 차상위 제품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메모리 수급 여건을 고려할 때 빅테크 기업들은 모든 제품을 최고 성능으로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엔비디아가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HBM4 동작속도를 기존 요구치인 11.7Gb 대신 10Gb 대로 완화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 입장에서 핵심 제품에는 최상위 HBM을, 일부 제품에는 차상위 HBM을 적용하는 ‘투 트랙’ 전략을 택할 경우 성능과 수급 효율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HBM 가격이 세대를 거듭할수록 치솟고 있어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듀얼 빈 전략을 통한 공급사 간 경쟁 유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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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HBM4 [로이터] |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BM4 가격을 전작인 5세대 HBM3E보다 20~30% 비싼 700달러(약 100만원) 수준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엔비디아가 듀얼 빈 구조를 도입하더라도 최고 성능 제품을 중심에 두고, 차상위 제품을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베라 루빈’을 통해 최고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우선 목표인 만큼 고사양 HBM4 확보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이 같은 전략으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의 HBM4는 업계 표준(1초당 8Gb)을 약 46% 상회하는 11.7Gb의 동작속도를 구현했다. 최대 동작속도는 엔비디아가 요구한 11.7Gb를 뛰어넘는 13Gb라고 밝혀 업계 최고 사양을 과시했다.
경쟁사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HBM4에 1b(10나노급 5세대) 공정의 D램을 도입한 반면 삼성전자는 기술 난도가 더 높은 1c(10나노급 6세대) D램과 4나노(㎚) 기반 베이스 다이를 적용해 성능 향상을 꾀했다.
향후 엔비디아가 최상위 등급 물량 확보에 주력할수록 HBM 공급망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차상위 성능 제품은 SK하이닉스·마이크론 제품으로 보완하는 형태의 역할 분담이 이뤄질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AI 가속기에서 메모리 병목이 연산 효율을 제한하는 핵심 변수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최상위 성능 제품을 전략적으로 확보하려 할 경우 삼성전자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생산량 확대 속도에는 제약이 있을 수 있지만, 엔비디아가 성능 중심 공급 전략을 유지할 경우 생산량 확대도 가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