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증시 70년, 육천피 돌파] 코스피 6000 시대, 체감은 ‘사천피’…‘반도체 포모’ 확산

투자자예탁금 올 들어 20%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외한 코스피, 3900~4000
“개인 자금, 변동성 완충”


[123rf]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는 직장인 신모(45) 씨는 “지인 중 한 명은 대출까지 받아 삼성전자에 1억원을 투자해 큰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에는 고점이라고 생각해 매수하지 않았는데 그 선택이 너무 후회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스에서 보던 ‘벼락거지’가 내가 아닐까 싶다”며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뒤처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코스피가 5000선과 6000선을 잇달아 돌파하자 투자 심리도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 75.89% 상승해 글로벌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24일 기준 41.66%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태다.

상승 흐름에 올라타려는 대기 자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연초 90조원에서 지난 23일 108조원까지 증가했다. 약 20% 늘어난 규모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 둔 자금으로, 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잠재 매수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코스피 상승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견인하면서 반도체 종목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더욱 과열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 들어서만 각각 66.81%, 54.38% 급등하자 ‘반도체 포모(FOMO, 소외 공포)’가 확산된 셈이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씨(28)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수익률이 저조하다”며 “매일 눈 뜨면 오늘이라도 매수해야 하나 고민한다”고 전했다.

동시에 반도체 종목에 대한 ‘하락 베팅’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실제로 대차거래 1위 종목은 24일 기준 삼성전자로, 잔고는 19조원에 달한다. 올 초 15조원에서 26.7% 불어났다. 대차잔고는 공매도 대기 자금을 뜻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물경제보다 반도체 두 기업의 실적 상향 폭이 너무 가파르다”며 “반도체 두 기업을 뺀 코스피, 실제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코스피는 3900~4000선으로 추정된다”고 짚었다.

개인 자금 유입을 단순한 과열 신호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자금 머니무브는 단기적으로는 과열 신호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단순 포로로 보기 어렵다”며 “위험자산 비중이 낮았던 개인 자금이 상장지수펀드(ETF)·대표주 중심으로 유입되며 지수 하방 변동성을 완충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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