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황제’ 엔비디아 또 역대급 실적…‘에이전틱 AI 전환’ 선언에 국내 반도체주 온기 [투자360]

4분기 매출·매출총이익률 시장예상치 상회
데이터센터 매출 75% 성장
젠슨 황 “컴퓨팅 수요 급하급수적 성장”
코스피, 엔비디아 훈풍에 6100선 안착

[게티이미지닷컴]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엔비디아가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에도 ‘어닝 비트’를 기록하며 AI 수요가 폭증하고 있음을 입증해냈다. 미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 AI 버블 논란을 잠재우는 한편, 국내 반도체주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73% 증가한 681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예상치(660억7000만달러)를 상회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오른 623억1400만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예상치(606억91000만달러)를 크게 상회한 규모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다. 엔비디아의 핵심 성장 동력이자 AI 사이클의 강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데이터센터 매출은 챗GPT 등장 이후 약 1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매출총이익률은 75.2%로 전 분기 대비(73.6%) 개선됐다. 메모리 가격 상승 등 마진 압박에도 이익률을 지켜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였던 만큼 시장 우려를 일정 부분 덜어냈다는 평가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는 “메모리 가격 인상에도 올해 매출총이익률은 75%를 유지할 것”이라며 “엔비디아는 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는 능력과 공급망 규모를 지녔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2027년회계연도 1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780억달러로 제시됐다. 이미 높아진 시장예상치(726억8900만달러)를 또 다시 뛰어넘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엔비디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경주=임세준 기자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AI 투자 거품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AI 버블론’이 불거지면서 뉴욕 증시는 빅테크의 막대한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실제로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10월 역대 최고치인 207.04달러까지 오른 뒤 AI 수익성 논란에 지난해 12월 17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1개월 수익률(25일 종가 기준)은 4.37%에 그치며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7.31%), TSMC(15.79%)에 뒤쳐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고객사의 설비투자(CAPEX)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고객사들의 현금흐름은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전 세계 기업에서 에이전트 AI의 유용성이 입증되면서 엄청난 컴퓨팅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4% 넘게 급등했지만 곧 하락 전환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어닝 서프라이즈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급락한 사례도 있었던 만큼 보합권 유지는 향후 주가 흐름에는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낮아진 주가가 매력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오펜하이머는 “엔비디아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027년 예상 실적 기준 19배”라며 “과거 평균(29배)과 AI 경쟁사 평균(27배)을 밑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 향방을 가를 변수는 다음달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개발자행사(GTC)다. 엔비디아는 매년 GTC를 통해 차세대 AI 칩을 공개했다. 황 CEO는 “(올해 GTC에서) 세상에 없던 칩을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리스크 요인은 중국 시장의 변동성이 꼽힌다.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중국 매출을 ‘0’으로 가정했다. 중국 판매가 없어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지만, 대중 수출과 판매 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도 함께 드러났다.

엔비디아발 훈풍에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17포인트(0.61%) 상승한 6121.03에 출발하며 역대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26일 오전 9시 22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쟁 대비 5.65% 오른 21만5000원, SK하이닉스는 2.65% 오른 104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황 CEO가 “컴퓨팅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에이전틱 AI 전환점이 도래했다”고 선언하자 국내 반도체주에도 수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AI 투자의 경쟁적 확대가 지속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는 실적 발표였다”면서 “메모리 공급사들의 우위 구도가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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