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LCD 될라…“中 OLED, 3년 뒤 韓 추월 가능성”

중국 기술수준 91.5%로 한국 앞서
“OLED, 생산능력 부족으로 中에 추월당할 수도”
D램 CXMT, 낸드 YMTC 빠르게 치고 올라와
HBM3도 양산 앞둔 中…韓과 기술격차 2년으로 좁혀져


[챗GPT로 생성된 이미지]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2029년, 중국이 한국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점유율을 역전할 수 있다.”

‘K-디스플레이’의 최후의 보루라고 여겨지는 OLED 마저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경고 신호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과거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을 통째로 내준 ‘잔혹사’가 프리미엄 시장인 OLED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미 정부 분석 결과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기술 수준은 중국이 한국을 근소한 차이로 뛰어넘었다는 결과도 나온만큼 국내 산업계에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과 한국의 글로벌 OLED 디스플레이 생산능력 점유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1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이 OLED 또한 공격적인 물량 공세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며 2023년에는 한국의 OLED 점유율이 중국보다 13% 높았지만 2029년에는 중국에 역전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호 연구위원은 “중국 패널업체는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신규 8.7세대 OLED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한국은 신기술 대응 투자로 생산능력을 유지하는데 집중을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모바일, IT, TV용 OLED 생산능력(캐파)을 보유하고 있지만 신규 확장성 투자는 중국에 비해 신중한 편”이라며 “프라이버시 모드 등 신기술 도입을 위한 추가 공정에 대해 보완 투자를 하지만 생산능력은 올라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LCD에서 학습한 것처럼 양적으로 중국이 치고 올라온다면 기술 경쟁력 만으로 계속 우위를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BOE, CSOT 등은 노트북과 태블릿 등 IT용 OLED 시장 확대를 노리고 수십 조원 규모를 들여 8.6세대 OLED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반도체도 ‘빨간불’…HBM까지 노린다


위태로운 건 디스플레이 뿐만이 아니다.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부문에서도 중국 굴기는 무섭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의 CXMT는 D램 점유율 8%를 기록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은 4위를 기록했다. 중국의 YMTC는 낸드 점유율 13%를 기록, 삼성전자·SK하이닉스·키옥시아 뒤를 이어 마이크론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위원은 “중국 CXMT의 시장 점유율은 2028년 10% 이상 차지할 것으로 보이고, 중국 낸드업체인 YMTC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16%를 바라보고 있다”며 “특히 지금처럼 칩플레이션이 심각해지는 시기 메모리를 구할 수 없는 기업은 중국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에서 중국이 약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사는 올해 상장하며 수조~수십조원을 조달할 예정이기도 하다.


마치 디스플레이처럼, 반도체에서도 물량 공세는 물론 기술력까지 끌어올리며 한국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CXMT는 올해 HBM3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격차가 비교적 뚜렷했던 HBM 분야에서도 기술격차가 4년에 2~3년으로 좁혀진 것이다. 최근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이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까지 시제품을 완성해 시험 단계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있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중국이 인공지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자급체제 구축에 상당한 성과를 보고 있다”며 정부 주도로 지난 1년간 AI칩 제조에 필요한 파운드리 생산라인과 장비를 자체적으로 갖추는데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2028년이면 자국 내 핵심 수요를 충족할 만큼 양산 능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기술 격차 단 ‘1개월’…“이러다 다 뺏긴다” 정부도 당혹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4년도 기술 수준 평가 결과’ 캡처]


정부는 이미 위기신호를 감지하고 있다. 지난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 보고한 ‘2024년도 기술 수준 평가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기술수준을 100%로 봤을 때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중국의 기술 수준은 91.5%로 우리나라(91.2%)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기술격차 또한 중국 0.8년, 한국 0.7년으로 단 1개월 차이에 그쳤다.

과기정통부는 “HBM 시장에서는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시스템 반도체와 전력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뒤처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OLED 양산기술과 QD(퀀텀닷) 디스플레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나 중국의 LCD 저가 공세와 OLED 대규모 투자로 시장점유율 하락 압박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과기정통부는 “이공계 대대적 처우개선을 통한 해외 우수인력 유치 및 유출 방지와 대규모 R&D 프로젝트로 기술적 돌파가 필요하다”고 봤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