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국가인권위에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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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 남북 긴장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 30대 대학원생 오모 씨가 지난달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최근 북한에 무인기를 날려 보낸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30대 대학원생 오모 씨의 부친이 수사당국이 아들에게 과도한 혐의(일반이적)를 씌웠고 구속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있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의 부친은 지난 18일 군경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 수사관과 관계자를 상대로 한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하며 “군경TF가 명확한 법리적 근거 없이 일반이적죄를 무리하게 왜곡 적용해 아들의 기본권과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정서에서 “이번 사안은 (아들의) 대학 내 스타트업의 연구·사업 기회 모색 과정에서 발생한 미숙하고 경솔한 행위에 불과하다”며 “이를 배후 세력이 존재하는 국가 안보 사건으로 비화시켜 일반이적죄를 적용한 것은 과도한 법 적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TF는 ‘무인기 비행이 북한의 부정적 태도를 유발해 안보 위기를 고조시켰다’는 자의적이고 막연한 논리로 형법상 일반이적죄를 왜곡해 적용했다”며 “대한민국의 군사적 이익 침해라는 결과에 대한 미필적 고의 프레임을 억지로 설정한 전형적인 기획 수사”라고 강조했다.
특히 “1953년 공비 토벌을 위해 제정된 이후 한 번도 개정되지 않은 일반이적죄를 헌법주의적이고 자본주의적 사고를 가진 현세대 대학원생의 비행에 적용한 것은 시대착오적 과잉”이라며 “TF는 북한이 이익을 얻었다는 근거가 없는데도 구체성 없이 아들이 ‘적(적국)을 이롭게 하려 했다’고 단정 지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군사기지 촬영 혐의도 아들이 GPS(위성항법장치) 자동회피 시스템으로 회피했고 비의도성을 입증했는데도 TF가 이를 무시했다”며 “아들이 실제 제출한 영상에서도 (군사기지) 촬영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TF는 추측에 기반해 수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오씨의 부친은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수사기관의 예단과 과도한 의욕으로 한 젊은 공학도의 연구 열정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범죄로 둔갑한 사례”라며 “구속 과정 전반에 걸친 인권 침해와 조작, 예단에 의한 과잉 수사 및 과잉 혐의 적용을 면밀히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밖에도 오씨의 부친은 진정서를 통해 아들의 구속 과정 전반에서의 인권 침해도 문제 삼았다. 그는 TF가 아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도주 우려를 과장했다고 주장하며 “해외(미국) 거주 이력, 외국인 친구 교류, 언어 능력, 가족 관계 등 아들의 정당한 사회관계 요소를 도주 우려 근거로 삼은 것은 반인권적이고 차별적인 판단”이라고 했다.
또한 TF가 증거인멸 우려에 대해서도 왜곡과 과장을 했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아들이) 수사 초기에는 당혹감에 일부 기기를 폐기했으나 이후에는 100% 자진 출석과 자택 압수수색 입회 등으로 최대한 수사에 협조했다”며 “장기간 수사로 이미 관련 자료를 모두 압수해 증거인멸 가능성이 없는데도 단순 편의를 위해 제출 영상의 용량을 압축한 것을 두고 ‘증거 조작’으로 몰아세우는 건 구속을 위한 억지”라고 주장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르면 국가기관으로부터 인권침해를 당하거나 차별행위를 당한 사람은 누구든 인권위에 진정을 낼 수 있다. 인권위는 진정서가 접수되면 관련 내용을 조사한 뒤 제도 개선이나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대한 권고 또는 의견표명을 할 수 있다.
앞서 북한 무인기 침투 의혹을 수사하는 군경TF는 오씨 등 민간인 피의자 3명을 일반이적죄, 항공안전법 위반, 군사기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지난 6일 검찰에 송치했다. 오씨는 지난달 26일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를 이유로 미리 구속된 상태였다.
이들은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여러 차례 무인기를 북한 상공으로 날려 보내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우리 군의 군사 관련 사항을 노출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 가운데 오씨는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을 다시 판단해 달라고 구속적부심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틀 뒤 오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