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바우처 2배↑·나프타 수입 지원 중동전쟁발 산업 충격에 2.6조 처방 [추경 26.2조 편성]

에너지·수출기업에 집중 지원 강화
지방재정 9.7조 보강…대응력 확대
초과세수로 국채 상환, 건전성 관리


정부가 중동전쟁 여파로 인한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과 ‘지방 재정 보강’을 위해 각각 2조6000억원과 9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동시에 반도체 경기 호황과 증시 활성화 등에 따른 초과 세수를 활용해 1조원 규모의 국채를 상환하며 재정 건전성 관리에도 나선다.

기획예산처는 31일 ‘2026년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하며 이 같은 분야에 재원을 집중 배분했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은 중동전쟁으로 유가 급등과 해운·물류 비용 상승이 겹치면서 수출기업과 제조업 전반의 부담이 커진 데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원유와 핵심 원자재 수급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석유화학 등 연관 산업 위축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에는 총 2조6000억원이 투입된다. 세부적으로 피해 기업·산업 지원 1조1000억원, 에너지·신산업 전환 8000억원, 공급망 안정 7000억원으로 나뉜다.

수출기업 지원은 물류와 유동성 보강에 집중된다. 수출입 물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수출바우처 지원 대상은 1만4000개사로 2배로 확대되고, 중동 현지 공동물류센터 지원에도 380개사가 추가된다. 해외 인증획득 지원 대상 역시 630개사에서 988개사로 늘어난다. 수출 정책금융은 재정지원 6500억원을 포함해 총 7조1000억원 규모로 공급돼 기업의 자금 경색을 완화한다.

관광업계 지원에는 저금리 정책자금 공급(3000억원)과 관광상품 개발·홍보 지원비(306억원)가 반영됐다.

에너지 전환 투자도 강화된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지원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1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주민 참여형 태양광 사업인 ‘햇빛소득마을’은 약 150개소에서 700개소로 늘리고, 이를 위한 직접대출·이차보전 등 추가 금융 지원 160억원이 반영됐다. 아파트 베란다 소규모 태양광 보급에 250억원(10만가구), 인공지능(AI) 기반 분산형 전력망 조성에 588억원(20→30개소)이 투입된다. 전기화물차 보급을 4만5000대로 확대하기 위한 예산 900억원도 반영됐다.

문화·첨단산업 투자도 병행된다. 문화산업에는 2000억원이 추가 투입되며, 모태펀드 출자 500억원, 저금리 대출 500억원,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320억원 등이 반영됐다. 산업 현장의 인공지능 전환(AX)에도 2000억원이 배정돼 데이터센터 실증(140억원), 스마트공장(750억원), 제조공정 혁신(800억원) 등이 추진된다.

공급망 안정화에는 7000억원이 편성됐다. 이 가운데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납사) 수급 안정을 위해 5000억원이 반영됐다. 이는 3개월 치 소요를 기준으로 산정된 사업비다.

정부는 나프타 추가 수요와 석유 최고가격제 손실 보전 등 예측이 어려운 소요는 예비비로 대응한다고 밝혔다. 예비비 5조원은 석유 최고가격제 4조2000억원, 나프타 5000억원, 유류비·외화예산 부족분 30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에 따라 나프타 대응에는 사업비 5000억원에 더해 예비비 5000억원이 추가로 활용될 수 있다.

아울러 나머지 약 2000억원은 석유 비축 확대와 불법행위 감시, 유가 공개시스템 고도화 등 에너지 공급망 안정에 활용된다. 이와 함께 전략자원 확보 차원에서 희토류 재자원화를 위한 시설·원료 확충과 요소 수입선 다변화에도 100여억원이 반영됐다. 지방재정 보강에는 9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중심으로 약 9조5000억원을 확충하고, 지방채 발행 여건 개선을 병행해 지방의 투자 여력과 지역경제 대응 능력을 높일 계획이다.

국채 상환에는 1조원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는 본예산보다 1조원 줄어든 141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1.6%(본예산)에서 50.6%(추경안)로 1.0%포인트 낮아졌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올해 본예산 기준 3.9%에서 추경안 3.8%로 낮아졌다. 여전히 작년 본예산(2.8%)과 비교하면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1조원의 국채를 상환함으로써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0.1%포인트, 국가채무 비율이 1%포인트 줄었다”고 말했다.

국가채무 비율 하락에는 분모에 해당하는 경상 GDP 증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임기근 기획처 차관은 “정부 출범 당시 성장 전망과 작년 연말 성장 전망이 달라졌다”며 “경상성장률이 3.9%에서 4.9%로 높아진 요인도 국가채무 비율을 낮추는 데 상당폭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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