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식수 미세플라스틱 첫 규제 절차 착수…실효성은 ‘미지수’

미세플라스틱 조각.[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미국 환경당국이 식수 속 미세플라스틱을 규제 대상 물질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다만 실제 규제 도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3일(현지시간) N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환경보호청(EPA)은 전날 미세플라스틱을 향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는 식수 오염물질 목록에 포함시켰다. 미세플라스틱이 해당 목록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 젤딘 EPA 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오랫동안 미국인들은 식수 속 플라스틱 오염에 대해 경고해왔지만 그 목소리는 무시돼왔다. 오늘 그런 일은 끝났다”고 변화를 예고했다.

EPA는 5년 주기로 오염물질 목록을 갱신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미세플라스틱을 비롯해 항생제·항우울제·호르몬 등 의약품, 염소 소독 부산물, ‘영구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 등이 포함됐다.

EPA는 향후 목록을 확정한 뒤 해당 물질의 인체 위해성 등을 평가해 공공 식수에서 허용 가능한 오염 수준과 규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 바닷가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조각.[게티이미지뱅크]

다만 이번 조치는 상수도 시스템에서 미세플라스틱 제거를 즉시 의무화하는 것은 아니어서, 실제 규제 시행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NBC 뉴스는 전했다.

미세플라스틱은 5㎜ 이하 크기의 입자로, 플라스틱 제품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일부 생활용품에는 제조 단계부터 포함되기도 한다.

이 물질은 공기 흡입이나 음식·물 섭취를 통해 인체에 유입될 수 있으며, 뇌와 폐, 혈액 등 다양한 조직에서 검출되고 있다.

초기 연구에서는 미세플라스틱 노출이 암이나 생식 문제,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세플라스틱 노출 수준 측정과 건강 영향 규명을 위해 1억4400만달러(약 2174억원) 규모의 연구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 입자들이 면역계, 내분비계. 신경계와 상호작용하는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검증된 방법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환경단체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일부는 식수 안전 강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지만, 다른 일부는 실질적 규제 없이 상징적 조치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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