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값’ 비만약 현실이 됐다…릴리경구약 ‘파운다요’ FDA 승인

음식·물 제한 없는 GLP-1 경구제
月149달러 파격…치료 접근성 제고



주사제의 번거로움과 높은 비용 장벽에 막혀있던 글로벌 비만 치료 시장이 ‘하루 한 알, 커피 한 잔 값’의 경구제 시대로 급격히 전환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는 1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자사의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파운다요(성분명 오포글리프론)’를 비만 및 과체중 성인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젭바운드에 이은 릴리의 두 번째 비만 치료제이자, 세계 최초로 복용 시 음식이나 물 섭취 제한이 없는 경구용 GLP-1 제제의 탄생이다.

파운다요의 가장 큰 혁신은 복용 편의성에 있다. 기존에 유일했던 경구용 GLP-1 제제는 흡수율 유지를 위해 기상 직후 공복 상태에서 소량의 물과 함께 복용하고, 이후 최소 30분에서 60분간 음식물 섭취를 금지해야 하는 까다로운 제약이 있었다. 이는 많은 환자가 치료를 포기하거나 복용법을 어겨 효과가 떨어지는 원인이 됐다.

반면 파운다요는 비펩타이드형 소분자(Small Molecule) 화합물로 설계되어 위장관 내 흡수 기전이 기존 단백질 제제와 다르다. 덕분에 음식이나 물 섭취 여부와 상관없이 하루 중 언제든 복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했다. 일상생활의 제약을 최소화한 이러한 설계는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실제 치료 현장에서의 감량 성공률을 끌어올릴 핵심 요소로 꼽힌다.

그간 비만 치료제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비용 문제도 해결했다. 릴리는 파운다요의 가격을 시장 파괴적인 수준으로 책정했다. 상업 보험 가입자는 월 25달러(약 3만4000원)부터, 보험이 없는 자가 결제 환자도 월 149달러(약 20만원, 최저 용량 기준)부터 이용 가능하다.

월 149달러를 일 단위로 환산하면 약 5달러(약 6800원) 수준으로, 미국 현지 프리미엄 커피 한 잔 가격과 맞먹는다. 여기에 배송 서비스인 ‘릴리다이렉트(LillyDirect)’를 통해 무료 홈 배송을 지원하면서 약국 방문의 번거로움과 사회적 시선에 대한 부담을 동시에 해소했다.

오는 7월부터는 메디케어 파트 D 가입자도 월 50달러(약 6만8000원) 수준에 투약이 가능해질 전망이어서 고령층의 치료 접근성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효과 측면에서도 주사제에 비견되는 우수한 성적을 냈다. 3127명의 비당뇨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ATTAIN-1 임상 3상 결과, 72주간 고용량을 복용한 환자들은 평균 27.3파운드(12.4%)의 체중을 감량했다. 가짜 약(플라세보) 투여군의 감량 폭이 2.2파운드(0.9%)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단순 체중 감량 외에 허리둘레 감소, 비-HDL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수치 개선, 수축기 혈압 강하 등 심혈관 위험 지표에서도 전 용량에 걸쳐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됐다. 이는 비만이 단순한 외형적 문제를 넘어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의 원인임을 고려할 때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성과다.

릴리는 현재 파운다요를 제2형 당뇨병, 수면 무호흡증, 고혈압 등 다양한 질환의 치료제로 확장하기 위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다만 다른 GLP-1 제제와 마찬가지로 부작용에 대한 주의는 필요하다. 임상에서 보고된 흔한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변비, 설사, 구토, 복통, 두통 등이 있으며 일부 환자에게서 탈모 현상이 관찰되기도 했다. 또한 갑상선 수명 세포 암종(MTC) 환자나 다발성 내분비선 종양 증후군 2형(MEN 2) 환자 등 특정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복용이 금지된다. 췌장염이나 심각한 위장 장애 경험이 있는 환자도 투약 전 의료진과의 세밀한 상담이 필수적이다.

데보라 혼 맥거번 의과대학 비만센터장은 “하루 한 알로 식사 제한 없이 복용 가능한 옵션은 환자들에게 엄청난 유연성을 제공한다”며 “비만의 임상적 현실과 환자들이 겪는 실질적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최은지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