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1호’ 석화재편 금융지원 대상 확정

산은, 여수 1호 채권단 소집 결정
울산은 협상만 하세월…교착 지속
에쓰오일 ‘샤힌’ 포함 여부가 관건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원유를 정제해서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TC2C 건설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석유화학 사업재편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지원이 속속 결정되는 가운데, 울산 산업단지 협상이 업계 구조조정의 최대 복병이 되고 있다.

에틸렌 설비 감축 규모도 확정짓지 못한 채 협의가 제자리걸음을 지속하면서 정부, 채권단, 지방자치단체, 업계 모두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산은 “계획 검토 후 실사 거쳐 지원 규모 결정”=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달 초 석화 재편 프로젝트인 ‘여수 1호(여천NCC·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 채권단을 소집해 이들을 금융지원 대상으로 확정했다. 여천NCC 대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롯데케미칼과 설비를 통합하고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사업재편 계획을 검토한 뒤 현장 실사 등을 거쳐 구체적인 지원 규모를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 주도로 석화 재편이 시작된 이래 두 번째로 확정된 금융지원이다. 첫 번째는 대산(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 프로젝트다. 산업은행은 양사 설비통합 및 고부가 제품 전환을 위한 신규자금에 1조원, 재무구조 개선에 1조원 등을 투입할 예정이다. 양사 협약채무 약 7조9000억원에 대한 상환도 유예된다.

이처럼 통폐합 합의를 이룬 석화 산단별 기업들에 대한 정부 지원은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분위기다. 구조조정 대상 단지 총 4곳(대산, 여수1·2, 울산) 중 절반이 이미 금융지원 확정까지 받았다. 여수 2호(LG화학·GS칼텍스)도 정부에 아직 최종재편안을 내진 못했지만, 지배구조 문제 등이 걸려 있을 뿐 전반적인 합의는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은 3사 입장 ‘평행선’…정부 불이익 조치 수단 없어=결국 석화 재편에 가장 애를 먹고 있는 곳은 울산인 셈이다. 관건은 에쓰오일이 올해 완공 예정인 대규모 에틸렌 생산 설비(샤힌 프로젝트)를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킬지 여부다. 같은 지역에 있는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는 에쓰오일도 설비 감축에 동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에쓰오일은 기존 설비 대비 효율이 4배가량 높은 최신 설비를 감축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을 지속 펼치고 있다.

더욱이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도 에틸렌 설비 규모가 100톤(t) 미만으로 작아 설비 감축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울산 산단의 에틸렌 생산 규모는 176만t으로 여수(640만t)나 다른 산단(478만t)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다. 통폐합 방식은 물론 에틸렌 감축 규모조차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산은, 지자체는 모두 울산의 협상 과정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태다. 재편 시점이 늦어져도 정부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별다른 불이익 조치 수단도 없다.

한국화학산업협회 관계자는 “기업들의 경영에 관한 부분이다 보니 산업부 역시 직접적으로 협상에 개입을 하진 못하고 조속하게 마무리하라는 요구만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도 속이 타긴 마찬가지다. 지자체 입장에선 설비 감축 규모에 따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협상 시점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 탓이다. 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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