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규 주담대 취급제한 유인 명확
신용대출 조여 총량 맞춤전략 막힐듯
5대銀 월 주담대 600억원 남짓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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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요 은행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60% 수준으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제한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연 1% 이내로 제시한 가운데 그 증가분 중 주담대가 차지하는 금액을 60% 정도로 묶겠다는 것이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을 규제하는 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주담대를 별도로 관리함으로써 부동산으로의 자금 흐름을 제한·조절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80%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으로서는 주담대를 더욱 타이트하게 관리해야 하는 유인이 분명해졌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금융당국과 올해 주담대에는 별도 총량 목표치를 두기로 하고 이를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60% 선에서 협의하고 있다. 올해 은행이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 규모가 1조원이라면 그중 60%인 6000억원까지만 주담대로 취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부 지난해 주담대 취급량이 적었던 은행의 경우 상한선이 70%까지도 제시되는 등 은행별로 주담대 총량 목표치에는 차등을 뒀다.
다만 총량을 많이 부여받았더라도 실제 운용은 상한 이내에서 여유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1% 이내로, 대부분 0.8% 수준으로 정해졌는데 주담대에는 60~70% 사이에서 목표치가 따로 설정됐다”며 “작년보다 증가율 목표를 낮춘 데 이어 주담대 비중까지 제한해 가계대출을 더욱 강하게 관리하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전 금융권 목표치인 1.5%보다 엄격한 1% 수준으로 결정한 데 이어 주담대 총량 목표까지 세우면서 향후 신규 주담대 취급에는 상당한 제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담대는 늘리되 신용대출을 조여서 전체 총량을 맞추는 우회 전략도 사실상 막히게 된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로 가정할 때 이들 은행이 연중 최대로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 규모는 약 6조4493억원, 그에 따른 주담대 취급 목표는 3조8696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작년 말 이들 은행의 정책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644조9342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다.
단순 계산 시 5대 은행이 월 단위로 취급할 수 있는 주담대 규모는 약 3225억원, 개별 은행으로는 600억원 남짓에 불과하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좁아진 은행의 대출 문이 더욱 조여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및 주담대 관리 목표 준수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가계대출이 역성장하고 있고 특히 주택과 관련해선 대출 규제가 강하게 적용되고 있어 수요 자체가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5대 은행의 지난 1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1612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2조5169억원 줄었다. 주담대 역시 같은 기간 1조2781억원 감소한 상태다.
다만 향후 주택거래가 다시 살아날 경우를 대비해 월별, 분기별 대출 잔액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상한선 내에서는 대출을 충분히 취급하되 기업대출 등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목표에 대한 부담보다는 이미 빠져나간 대출 잔액을 어떻게 채워 넣느냐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영업을 하되 취급량이 전체 목표는 초과하지 않도록 월별, 분기별로 선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의 주담대를 별도로 관리하는 배경에는 ‘생산적 금융’이라는 담론도 깔려있다. 주담대 취급을 제한할수록 은행권이 새 수익원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 대출에 공을 들일 것이라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부동산 대출이 줄어들수록 생산적 금융으로 자금이 더 활발하게 가지 않겠나”고 강조했다.
김은희·서상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