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규제환경 악화에…韓, 아·태 투자 선호도 4년 만에 하락

암참 ‘2026년 국내 경영환경 설문조사’
홍콩에 밀려 3위 기록
싱가포르 부동의 1위
제임스 김 회장 “경쟁력 강화 요구 신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지난 2024년 7월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화성=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투자 유치 선호도 조사결과 싱가포르에 이어 줄곧 2위를 기록해왔던 한국이 올해 홍콩에 밀리며 3위로 내려앉았다. 규제와 노동제도가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인식이 확인됐다.

15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2026년 국내 경영환경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본부 입지 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11.8%로 싱가포르(58.8%)와 홍콩(17.6%)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022년 이후 줄곧 싱가포르에 이은 2위를 기록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순위가 하락했다.

암참은 “한국의 기업 활동 및 투자 환경 경쟁력이 주요 아시아 경쟁국 대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지역본부 유치의 주요 제약 요인으로는 노동 정책 및 노동시장 유연성(71%), 한국 특유 또는 글로벌 기준과의 정합성이 낮은 규제(61%)가 가장 많이 지목됐다.

경영진의 법적 리스크와 규제 불확실성 등도 주요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이러한 요인들은 단기적인 투자 결정뿐 아니라 기업의 중장기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응답자의 68.8%는 국내 규제 환경을 ‘제약적’ 또는 ‘매우 제약적’이라고 평가했다.

현행 규제 여건이 기업 활동에 상당한 제약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이 지역본부 유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도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응답 기업들은 데이터 활용 여건, 국경 간 데이터 이전, AI 규제 및 거버넌스의 명확성, 그리고 클라우드 인프라 접근성과 AI 인재 확보와 관련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다만 전반적인 경영 환경에 대한 평가는 순긍정 23.4%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또 응답 기업의 46.9%가 투자 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60% 이상이 고용 역시 유지할 것으로 응답하면서 안정 중심 경영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한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준비 수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는 준비가 순조롭다고 평가했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미흡하거나 부분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봤다.

기업들은 향후 개선 과제로 규제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 확보, 글로벌 기준과의 정합성 강화, 외국 기업에 대한 공정한 시장 접근 보장 등을 제시했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이번 순위 하락은 아쉬운 결과이지만 동시에 경쟁력 강화를 요구하는 신호”라며 “한국은 여전히 안정성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시장인만큼 규제 예측가능성과 노동시장 유연성 등 구조적인 과제를 개선하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암참은 이달 말 발간 예정인 ‘국내 비즈니스 환경 인사이트 리포트’를 통해 정책 개선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21일 ‘2026 국내 기업환경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포함한 주요 이슈를 바탕으로 규제 환경 개선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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