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9일째인데…“늑구, 땅굴 파 숨었을 가능성”

늑대, 안전 확인돼야 움직이는 습성 있어
동물 사체 먹어 기력 있지만, 쇠약해질 듯

풀숲에서 잠을 청하고 있는 늑구. [MBC 보도화면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대전 동물원 오월드를 탈출한 늑대 ‘늑구’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탈출한 지 아흘째인 16일 늑구는 1차 포획 작전이 시도된 오도산 지역을 이미 떠났거나 은신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전시와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수색팀은 14~15일 야간에 늑구가 이동한 중구 오도산 일대에서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을 이용해 수색을 진행했지만 흔적이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14일 오전 육군 제32보병사단 관계자가 늑구가 발견된 대전 중구 무수동 야산에서 드론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

당국은 인력을 투입한 수색 대신 주간에는 드론을, 야간에는 열화상 드론을 투입해 늑구의 위치와 이동 여부를 살피고 수색과 포획은 야간에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 회의를 진행한 결과 당국은 늑구가 개구리나 동물 사체 등을 먹어 기력이 있지만 점점 쇠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땅굴을 판 채 안에 들어가 있을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늑구는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낀 장소에 은닉해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 위치는 마지막으로 발견된 지점을 기준으로 2~3㎞ 안쪽으로 추정됐다.

지난 13일 신고자의 영상에서 사람을 피하는 것으로 미뤄 늑구는 공격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늑구는 생후 45일 가량은 어미 품에 있었으나 이후 3~4개월은 사육사가 키웠다.

당국은 안전하다고 판단해야 움직이는 늑대 습성을 고려해 드론과 인력 배치 최소화 등 늑구에게 안정을 취할 시간을 줄 방침이다.

또 제보가 들어오는 방향으로 수색을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유의미한 제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늑구가 먹잇감을 찾아 동물원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고 보고 24시간 감시 중이다.

당국 관계자는 “야간 수색이 이뤄질 때 시민들이 오시고 있지만 늑구 입장에서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가급적 자제를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지난 8일 오월드 사파리에서 철조망 아래 흙을 파고 탈출한 늑구는 다음 날 오전 1시 30분쯤 열화상 카메라에 잡힌 뒤 행방이 묘연했다. 이후 13일 오후 10시 45분쯤 오월드에서 2㎞ 정도 떨어진 중구 구완동 일대에서 시민 신고로 포착됐고, 다음 날 오전까지 5시간 넘게 수색당국과 대치를 벌였다. 그러나 포획을 위해 발사한 마취총이 빗나갔고 늑구는 포위망을 뚫고 오도산으로 피했다. 이 과정에서 3~4m 높이 옹벽을 뛰어오르는 등 기민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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