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연꽃처럼 함께 극복”…한·베 경제인 500명 모여 74건 MOU 체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이재용·최태원·구광모 등 총수 총출동
정부 “기업의 나침반·버팀목”…민관 협력 의지 부각
구광모 LG 회장 “양국 간 교류 양적인 면을 넘어 질적인 면에서도 발전되길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하노이)] “혼탁한 진흙에서 더욱 빛나게 만개하는 연꽃(베트남 국화)처럼 우리 양국은 더욱 강력한 협력으로 지금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게 될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베트남 하노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위기 상황일수록 역설적으로 우리 양국이 쌓아온 단단한 우호와 협력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의 첫 베트남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열린 행사에는 우리 측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대한상의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베트남 측에서는 PVN 레 응옥 선 회장, EVN 당 호앙 안 회장, 썬그룹 당 밍 쯔엉 회장, 타코 그룹 쩐 바 즈엉 회장, FPT 그룹 쯔엉 지아 빙 회장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 경제계 인사들에게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양국 기업이 험난한 파도를 헤치고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써 내려갈 수 있도록 든든한 나침반이자 버팀목이 될 것”이라면서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께서 그 설레는 항해의 주인공이 되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동남아시아 최대교역국에서 양국의 기업인들이 만나 산업·투자의 파트너쉽 고도화를 논하는 자리인 만큼 이날은 실질적으로 손에 잡히는 많은 성과들이 나왔다.

이번 포럼에서는 단순한 논의를 넘어 74 건의 MOU 및 계약 체결로 이어졌다. 주요 협력 분야는 ▷AI 데이터센터 및 디지털 인프라 ▷원전·전력망 구축 등 에너지 ▷이차전지 및 첨단소재 생산기지 구축 ▷스마트시티 및 인프라 개발 ▷금융 및 투자 등으로 기존 제조업 위주 협력을 넘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확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대통령은 “천년 고도의 숨결이 깃든 호안끼엠 호수 너머 대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 불빛의 물결에서 베트남의 뜨거운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며 “인구의 절반이 30대 이하인 젊은 나라, 연평균 7% 이상의 고도 성장을 이어가는 아세안(ASEAN)의 경제 심장, 베트남의 역동적인 변화를 두 눈으로 똑똑히 목도하게 됐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 사전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이어 “베트남과 한국이 함께 한 지난 33년의 역사는 상호 신뢰가 공동 번영의 지름길이라는 점을 보여준 쉼없는 성취의 역사였다고 믿는다”며 “1992년 수교 당시 65억달러(9조6000억원)에 불과했던 양국 간 교역액은 현재 1000억 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고 한국과 베트남은 서로에게 ‘3대 교역국’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했다. 이번 순방을 통해 이 대통령이 밝힌 목표 교역액은 2030년까지 1500억 달러 수준이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값진 성과는 우리 양국 국민의 마음이 깊이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진실한 마음이 세 개의 치밀한 전략과 맞먹을 만큼 귀하다’는 베트남의 대문호 응우옌 주가 남긴 말처럼 상호 이익을 넘어 서로의 마음을 아끼는 진실한 마음이야말로 양국 협력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핵심적인 기반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 가지 협력 방안도 제시했다. 미래 첨단산업의 씨앗을 함께 뿌리자는 것과 흔들리지 않는 공급망 및 에너지 협력 토대를 닦는 것, 과학기술 협력으로 미래를 함께 준비하자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의 협력은 이미 전통적인 제조업 부문을 넘어 인공지능, 반도체, 디지털 등 미래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며 “도이머이(1986년 시작된 베트남의 쇄신운동) 정신을 계승한 베트남의 젊은 인재들이 전기전자, 자동차 등 한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에너지 자원의 공급망을 연계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임을 설명했다.

예를들어 “양국이 원유, 희토류 등 주요 전략자원 분야에서 견고한 안전장치를 만들어 간다면 그 어떤 경제적 파고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공급망 생태계를 함께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전, 재생에너지, 장거리 전력망 구축 등 에너지 분야에 걸쳐 양국 간 협력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만큼 앞으로 상호 협력의 지평을 더 넓혀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에 앞서 발언한 레 밍 흥 베트남 총리는 “오늘 자리가 수교 이래 지난 30여년 간 눈부신 성과들을 확인하고 동시에 더욱 내실있고 효과적인 협력의 시대를 여는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며 “베트남은 경쟁력 있는 풍부한 노동력과, 중산층이 급성장하고, 1억명 넘는 인구의 매력적인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연결되는 효율적 관문으로서, 한국 기업들이 기업 및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경쟁력을 갖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산과 연구, 혁신이 결합된 클러스터를 만들어 신산업 분야에서 더 많은 협력을 하길 바란다”며 “기술 향유와 부가가치를 늘리는 방안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최태원 SK 회장은 “한국의 기술과 베트남의 젊고 역동적인 인재가 만나면 굉장히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에너지 전환과 지속가능성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 할 걸이다. 이 분야에서 양국이 함께 협력할 여지가 상당히 크다고 본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레 민 흥 베트남 총리가 23일(현지시간)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 사전간담회에서 양국 기업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아울러 “베트남을 기회의 땅이라고들 이야기하지만 저는 베트남은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닌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우리의 파트너라 말씀드리고 싶다”며 “이제 남은 건 서로 더 많이 만나고 과감하게 협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 앞서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인들도 취재진과 만나 이번 순방의 소감을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기업인은 실적으로 말해야죠”라고 답했다.

구광모 LG 회장은 “인도에서 저희가 하는 사업이 있고 이번 순방을 계기로 더 잘 진행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베트남은 양국 간 교류가 이미 워낙 많고 기업 진출도 활발하다. 이번 기회에 양적인 면을 넘어 질적인 면에서도 발전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베트남에서 지금 원전을 지으려고 하는데, 오늘 포럼에서 지금까지의 실적 위주로 말씀드리려 한다”며 수주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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