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방 프로젝트 잠시 중단…이란과 합의 큰 진전”

시행 하루만에…협상국면 급전환
대이란 해상 봉쇄는 전면적 유지
“한국선박 단독행동하다 공격 당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포고령 서명식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이란과 최종합의를 향한 큰 진전이 이뤄졌다며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상선들의 탈출을 돕는, 이른바 ‘해방 프로젝트’(Project Freedom)를 잠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4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파키스탄 및 다른 국가들의 요청과, 이란에 대한 작전 과정에서 우리가 거둔 엄청난 군사적 성과, 그리고 이란 대표단과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합의를 향한 큰 진전이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해방 프로젝트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봉쇄 조치는 전면적으로 유효하게 유지되지만, 해방 프로젝트는 잠시 중단해 합의가 최종 타결 및 서명이 이뤄질 수 있는지 여부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해방 프로젝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 이란이 일부 수정해 제시한 종전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4일부터 협상과 별개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계획이다. 이란의 통제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들을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도록 미국이 돕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구체적인 작전 운영방식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기뢰가 없는 항로 정보를 제공하거나 이란 측 공격이 있으면 군함과 군용기 이를 저지·견제하는 방식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협상을 앞두고 이란의 강력한 무기가 된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무력화하기 위한, 일종의 상대방 ‘힘 빼기 전략’의 일환이었다. 공교롭게도 해방 프로젝트를 가동한 직후에 호르무즈 해협에 있던 한국 선박에서 폭발·화재가 발생,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해방 프로젝트의 필요성과 이란 전쟁에 대한 한국 측 조력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삼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SNS에 “이란은 해방 프로젝트 작전과 관련한 선박 이동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라며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5일에는 백악관 행사에서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43%의 석유를 조달한다고 운을 뗀 뒤 “그런데 그들의 선박이 공격당했다. 그들은 (해방 프로젝트에 동참한) 선박의 대열에 없었고 혼자 행동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리고 그들의 선박은 어제 박살이 났다. 하지만 미국이 보호하던 선박들은 공격당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있던 화물선 HMM 나무호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해 아직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화재 발생 직후부터 이란의 공격에 따른 사건이라 단정지으며, 해방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사례로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해방 프로젝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 다른 국가의 동참까지 요구하며 내세웠던, 이란을 압박하는 새로운 술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이란이 ‘해방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미국 군함을 공격할 경우 강력한 군사 대응에 나서겠다며 이 경우 이란을 “지구상에서 날려 보내버릴 것”이라고 말하는 등 초강경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 하루만에 이를 잠정 중단한다 발표하면서, 이란과의 종전 및 비핵화 2차 협상이 물밑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을 다시 시도할 여지를 내비치면서, 한편으로는 대(對)이란 해상 봉쇄 조치는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란의 석유 수출길을 막아 경제적 타격을 지속, 협상을 끌어내겠다는 기존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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