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역무 사업자 KT ‘추자중계소’ 가보니
M/W로 통신 연결 “1800명 위해 20억 투자”
“KT가 잘 터져요”…KT 텃밭으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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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자도에서 ‘나바론민박’을 운영하고 있는 박효민(33) 씨. [KT 제공] |
[헤럴드경제(추자도)=차민주 기자] “어렸을 때는 MP3 노래 한 곡 내려받는 데만 최대 10분이 걸렸지만, 지금은 바다 한가운데서도 문제없이 섬과 소통할 수 있어요.”
제주항에서 뱃길 따라 약 1시간을 이동하면 모습을 드러내는 작은 섬, 추자도. 추자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민박집 사장 박효민(33) 씨는 격세지감을 실감하고 있다. 어린 시절과 달리 통신 속도가 확연하게 빨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20년 전에는 새 게임이 출시되면 마을 피시방은 휴무를 내고 하루 종일 게임을 내려받아야 했고, 전화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민박 예약 전화를 놓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고 했다.
박씨는 약 10년 전부터 그런 풍경은 사라졌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 서비스도 섬 내부에서 무리 없이 이용한다”며 웃었다.
이는 KT의 ‘보편적 역무’ 영향이다. 보편적 역무는 모든 국민이 어디서나 전화, 인터넷과 같은 기본적인 통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국가 제도다. KT는 통신3사 중 유일한 보편적 역무 의무 사업자로 지정돼 전국 도서·산간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추자도는 KT가 보편적 역무를 시행하고 있는 440개의 섬 중 하나다. 섬 주민의 개인 전화·인터넷은 물론 파출소, 보건소 등 공공기관의 통신이 모두 KT를 거쳐 육지로 전송된다. KT가 추자도와 육지 간의 연결을 책임지는 ‘생명선’을 제공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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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추자중계소 전경 [KT 제공] |
지난 8일, 기자가 직접 제주 추자도를 찾았다. 여의도보다 두배 남짓 큰 이 섬에는 약 1800명에 달하는 인구가 모여 살고 있다. 수산물이 가득 차 있는 선박과 횟집 풍경 사이, 우뚝 서 있는 철탑 시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섬의 통신을 책임지는 ‘추자중계소’다.
추자중계소는 추자도의 전화·인터넷·모바일 등 모든 통신이 거쳐 가는 핵심 인프라 시설이다. KT는 이곳에 마이크로웨이브(M/W) 설비를 구축하고 추자도의 통신 데이터를 제주 등 섬 바깥으로 쏘아 보내고 있다. M/W가 제주 방향으로 데이터를 보내면, 제주와 육지 사이에 구축된 해저 케이블을 타고 중앙 기관으로 전송되는 식이다. 직원 1명이 매일 상근하며 현장 상황을 관리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김익수 KT 네트워크부문 제주운용팀장은 보편적 역무 사업에 대해 시장 논리로만 따지면 수지가 맞지 않는 ‘적자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M/W 구축에만 20억원이 들었고, 강풍과 염해가 심한 도서 지역인 만큼 매년 유지보수 비용에만 2~3억원 이상을 소요하고 있다”며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서비스를 유지하는 구조로, 손실 보전 기금을 타 통신사와 공유하긴 하지만 KT가 50% 이상을 보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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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추자중계소에 있는 마이크로웨이브(M/W) 전경 [차민주 기자/chami@] |
해저 케이블이 아닌 M/W를 설치한 것도 그래서다. 김 팀장은 “해저 케이블은 구축 예산이 천문학적일 뿐만 아니라 어업 훼손 위험이 있어 설치하기가 쉽지 않다”며 “우리나라는 소규모 섬이 많은 나라로, 과거부터 작은 섬에 M/W을 구축해 육지와 섬의 통신을 연결하고 있다”고 했다.
손실이 큰 사업임에도 김 팀장은 보편적 역무 사업자로서 ‘단 한 명’의 통신까지 연결하겠단 포부다. 그는 “추자도에 인접한 또 다른 섬인 추포도에 이용자 1명, 횡간도에 이용자 4명이 있는데 오직 이들 통신을 위해 각각 1억원 이상의 투자를 감행해 M/W를 설치했다”고 했다.
그 포부의 일환으로 과거 구리선이었던 추자도 통신망을 ‘광케이블’로 전면 교체하기도 했다. 이로써 섬에서도 육지와 다름없는 속도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단 설명이다. 김 팀장은 “구리선을 이용하면 데이터 속도가 10~30메가비트(Mbps) 정도인데 10년 전 섬 전체에 광케이블을 설치하면서 300Mbps 수준까지 끌어올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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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추자중계소 내부 전원실 [차민주 기자/chami@] |
제주도에서 45㎞ 가량 떨어져 고립된 섬인 만큼, KT는 안정적인 통신망을 구축하고자 이원화·삼원화 작업도 진행했다. 김 팀장은 “제주 본섬뿐만 아니라 해남으로도 M/W를 연결해 자연 재해 등으로 제주행 통신이 끊겼을 시 대비하도록 했다”며 “이원화, 삼원화 체계까지 확보했고 향후 사원화까지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통신3사 중 KT만 보편적 역무를 수행하면서 추자도는 자연스럽게 ‘KT 텃밭’으로 자리 잡았다. 가업을 이어 뱃일까지 하고 있다는 박씨는 “태어날 때부터 KT를 이용했는데, 바다 일을 하다 보면 유독 다른 통신사보다 KT 통신이 잘 터지는 걸 체감한다”며 “이 때문에 KT를 가장 오래 쓰게 됐고, 섬의 주민들도 같은 이유로 KT 이용자가 많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