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요구 거부한 이란 “고농축 우라늄 제3국 보냈다 협상 결렬되면 돌려받겠다”

고농축 우라늄 일부는 희석, 일부는 3국이전 제안
美 요구했던 우라늄 농축 20년 중단·핵시설 해체 거부
호르무즈 봉쇄 해제·원유 판매 허용·배상금 등 요구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한 여성이 10일(현지시간) “혁명을 위해, 우리 모두 모였다”는 표어가 적힌 벽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란은 이날 미국의 종전 제안에 대한 답변을 보내면서, 핵 시설 해체 등 미국의 핵심 요구를 거부했다. [AFP]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이란이 10일(현지시간) 미국에 보낸 종전안 답변에는 최소 20년의 우라늄 농축 중단과 핵 시설 해체 등 미국 측 요구사항을 거부한다는 입장이 담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보도에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보낸 수 페이지 분량의 공식 답변서에서 미국의 핵 시설 해체 요구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답변 서한에서 현재 보유중인 고농축 우라늄의 일부는 희석하고, 나머지는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전량을 반납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역시 거부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이란은 미국과의 핵 협상이 파기되면 제3국으로 이전했던 고농축 우라늄을 다시 반환하겠다는 것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에 대해서는 미국이 주장한 20년은 너무 길어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간을 더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이번 답변에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의 향방에 대해 미리 확답을 달라는 미국의 요구사항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점진적으로 개방하고, 이후 30일간 핵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이란이 해협 개방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란 국영매체인 프레스TV를 인용해 이란이 과도한 요구를 담은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프레스TV는 이란이 이번 답변에서 미국이 이란 측에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을 재차 강조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이란의 반(半) 관영 타스님 통신은 WSJ이 보도한 핵 관련 제안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타스님 통신은 이란이 미국에 보낸 답변서에서 모든 전선에서의 즉각적인 전쟁 중단과 이란에 대한 제재 해제를 종전의 핵심 조건으로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종식, 해외 자금 동결 즉각 해제, 협상이 진행될 30일간 이란 원유 판매 금지 해제 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의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완전히 용납할 수 없다”고 게시했다.

앞서 WSJ은 미국이 이란에 ▷20년간 우라늄 농축 중단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의 핵시설 해체 ▷지하 핵 활동 금지 ▷모든 농축 핵물질 반납 ▷핵무기 개발 포기 약속 ▷이란 내 핵 사찰 허용 및 위반시 제재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 크게 7가지를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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