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호 피격에 거세진 美 압박…靑 대응책 고심

美 국방장관, 군사작전 협력 재차 강조
‘강력 규탄’ 입장 속 외교적 대응 무게
피격 비행체 잔해 국방부서 정밀 조사


안규백(왼쪽)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미국 펜타곤에서 만나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청와대가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 비행체 2기에 피격된 HMM 나무호 사건에 대해 “강력 규탄” 입장을 밝힌 가운데, 미 국방장관은 우리 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군사작전 동참을 재차 촉구했다. 우리나라는 영·프가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회복을 위한 국방장관 회의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는 등 다각도로 대응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12일 국방부에 따르면 우경석 국방부 정책기획관(육군 소장)은 영국·프랑스 주도 다국적 군사 임무 관련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현지시간 12일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된다.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과 별도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 회복을 지원하는 다국적군을 구상하고 있다.

국방부는 “합동참모본부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항 보장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 논의에 적극 참여해 정세와 동향을 파악, 관련 국가들과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국제법 및 국제 해상로의 안전, 한미 동맹 및 한반도 안보 상황, 국내법 절차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가운데 관계 부처와 현실적 기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날 새벽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군사작전에 협력할 것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Epic Fury)를 언급하면서 “우리 동맹의 강인함은 중요하며, 우리는 우리 파트너들이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 잔해에 대한 조사도 국방부가 맡게 됐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관련조사를 국방부 등이 맡을 것이라며 “잔해는 곧 한국으로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잔해는 외교행낭을 통해 들어올 것으로 알려졌으며, 비행체 잔해를 조사할 기관으로는 국방과학연구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조 장관은 다만 이란의 자폭 드론인 ‘샤헤드-136’이 한국 선박 타격에 사용된 게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며 판단을 “섣불리 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 보고에서 “나무호 관련 우리 합동조사단의 현장 조사가 나온 직후에 유관국과 소통했다”며 “정부는 민간선박에 대한 공격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되거나 용납될수 없다는 입장을 관련국에 밝혔다”고 했다.

전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는 나무호 등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정당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으로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위 실장은 “추가 조사를 통해서 공격의 주체, 정확한 기종, 물리적 크기 등을 식별해 나가고자 한다. 그에 따라서 필요한 대응 조치도 고려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 선박의 안전 보장 및 자유 통항을 위해 국제 사회의 관련 노력에 지속 동참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공격 주체가 특정될 경우, 우선 해당 국가에 대한 항의 등 외교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래 민간 선박 피격이 30여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피해 국가들은 모두 규탄 성명 등을 발표하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원인규명을 신중히 진행할 필요가 있으나, 민간 상선 공격 자체는 국제해양질서와 항행의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는 점에서 분명한 규탄 입장은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HMM 나무호 폭발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국익과 국가 안보를 당리 당략을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어느 나라 정당인가. 근거도 없는 망상에 가까운 괴담을 퍼뜨리며 정부를 흠집 내는 것도 모자라 국민을 위험에 몰아넣고 국익과 한미 동맹까지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를 단독 개최하겠다고 맞섰다. 외통위 야당 간사 김건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 부처는 반드시 참석해 이번 사태의 전말과 대응 과정을 국민께 소상히 보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호·문혜현·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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