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약 목표 실적 달성 위해 설계사 권유
부당승환 민원 1분기 전분기 대비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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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계약 부당승환 관련 민원이 전분기 대비 54% 급증하면서 금감원이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 C 씨는 암 진단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어난다는 설계사의 권유에 따라 기존 암보험을 해지하고 새 보험으로 갈아탔다. 그런데 승환 후 불과 2개월 만에 건강검진에서 위암 진단을 받았다. 기존 암보험을 유지했다면 일반 암 진단비 5000만원을 전액 받을 수 있었지만, 신규 보험에는 ‘가입 후 90일 면책기간’ 조항이 있어 보험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이 12일 보험 ‘갈아타기’를 둘러싼 부당승환 피해가 급증하자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오는 7월 ‘1200% 룰’의 법인보험대리점(GA) 확대 적용을 앞두고 설계사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부당승환 민원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1200% 룰은 보험 판매 1차 연도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이다. 금융당국은 보험 판매채널의 과도한 사업비 집행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1월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을 확정했으며, 7월부터 이를 GA까지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문제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일부 영업조직들이 설계사를 끌어오기 위한 정착지원금 경쟁에 뛰어들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직한 보험설계사는 거액의 정착지원금을 받은 뒤 약속한 신계약 목표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존 고객의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새 계약으로 갈아타도록 유도하는 부당승환에 나서게 된다. 올해 1분기 금감원에 접수된 부당승환 관련 민원은 총 211건으로, 직전 분기(137건)보다 74건(54%) 급증했다.
금감원이 공개한 민원 사례를 보면, 보험 갈아타기로 인한 피해 유형은 다양하다. A 씨는 ‘보장 내용이 좋아졌다’는 설계사의 권유에 10년 넘게 유지한 종신보험을 해지하고 신규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하지만 납입보험료 2700만원보다 적은 해약환급금 2200만원을 받고 나서 새 보험에 가입했음에도, 사망보험금(1억원)은 달라지지 않았다. 500만원의 손실만 입은 셈이다.
건강 상태에 따른 보장 제한도 문제다. B 씨는 고혈압 약을 먹던 중 설계사의 권유로 기존 건강보험을 해지하고 일부 특약(로봇 시술)이 추가된 건강보험으로 갈아탔다. 하지만 고혈압 약 투약 이력이 문제가 돼 기존 보험에서 모두 보장되던 3대 질병(암·뇌·심혈관) 중 뇌·심혈관 2가지가 부담보 조건으로 적용됐다.
보험료 상승도 간과하기 쉬운 함정이다. D 씨는 30세에 가입했던 암보험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설계사 권유에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신규 암보험에 가입했다. 보험 나이가 45세로 높아진 탓에 보험료는 월 2만1000원에서 6만1000원으로 3배가량 뛰었지만, 주요 보장 내용(주요암 진단비 5000만원 등)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금감원은 불필요한 갈아타기를 막기 위해 소비자 대응 요령도 제시했다. 신계약 체결 시 제공되는 비교안내 확인서를 통해 신·구계약의 보험기간, 보험료, 보장내용, 면책사유 등을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 보장이 부족하다면 계약을 해지하는 대신 부족한 부분만 특약으로 추가하거나 해당 보장만을 담보하는 단독형 상품에 추가 가입하는 방식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부당승환으로 피해를 본 경우에는 기존보험계약 소멸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기존보험계약 부활 청구와 새로운 보험계약 취소가 가능하다. 이직한 설계사를 통해 갈아탄 경우 권유 문자·메신저, 상품설명서, 비교안내 확인서 등을 보관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금감원은 “설계사가 충분한 상품 설명 없이 무조건 해지를 유도하는 경우 본인의 실적이나 수수료를 위한 것일 확률이 높다”며 “정착지원금 지급 수준이 과도하고 부당승환 의심 계약이 많은 보험회사나 GA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현장검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