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관리지침, 별도 회의도 없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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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공천포전지훈련센터 다목적체육관에 마련된 서귀포시선관위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전국 255개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가 과거 통계 등을 근거로 제각각 투표용지 인쇄량을 정하면서 이른바 ‘고무줄 잣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6·3 지방선거 당일 인천 옹진군 선관위가 100% 투표용지를 준비한 반면 서울 송파구에선 유권자 수의 51%만 인쇄한 문제도 이러한 잣대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10일 중앙선관위가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투표용지 부족 실태 보고서’를 보면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준비된 투표용지는 광주·세종에선 유권자 대비 50% 투표용지, 강원은 66%를 각각 인쇄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과 경기는 58%, 인천은 53%로 집계됐다.
송파구 선관위는 잠실3동·잠실4동(60%)만 제외하고 나머지 25개 동의 투표용지 인쇄 비율을 하한선인 50%만 찍기로 의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 전체로는 51% 수준이다. 송파구 선관위의 예측과 달리 이번에 송파구 투표율은 65.8%로, 서울에서 네 번째로 높았다.
중앙선관위는 작년 12월 구·시·군 선관위에 “(투표용지) 축소 인쇄 필요성이 있을 경우 선거인 수 50% 하한선으로 잡고 개별 위원회 의결로 조정하라”는 지침을 보냈다. 2022년 지방선거 때는 최소 유권자의 60% 이상을 인쇄하도록 했지만, 사전투표를 선택하는 유권자가 늘어나면서 본투표 용지 인쇄는 유권자 50% 이상 범위에서 각 선관위에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에서 중앙선관위는 “일부 선관위에서 과거 투표소별 투표율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유권자 대비) 투표용지 인쇄 비율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선관위 체계와 운영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중앙선관위는 투표용지 최소 인쇄 기준을 유권자의 60%에서 50%로 낮추면서 공식 회의록도 남기지 것으로 드러났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12월 10일 제9회 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을 하달하면서 투표용지 인쇄 매수의 하한 기준을 종전(60%)보다 축소한 50%로 규정하고, 같은 달 24일 ‘공직선거 절차사무편람’ 개정을 통해 확정됐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 측은 “종합관리지침은 각 부서 의견을 취합한 후 내부 결재를 거쳐 시도위원회 등에 하달했다”고 밝혔다. 또 편람 개정의 경우 “각급 선관위의 의견 수렴을 거쳤다”면서도 “별도 회의는 개최하지 않아 회의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편람에는 “(인쇄 매수는) 예상 사전투표율 등 지역 실정을 감안해 투표구별로 조정할 수 있다”고 명기됐다. 이에 따라 상당수 지역 선관위 편람상 하한선인 50%를 일괄 적용했고, 본투표 당일 투표가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법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 송파구 내 투표소를 촬영한 폐쇄회로(CC)TV와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발견된 투표용지 보관 상자 등 4건의 증거 보전을 명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