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관위 개혁’에 한 목소리…원포인트 개헌도 불사

선관위 견제 못한 현 체제 수술대
여야, 역량 제고·감사 강화 추진
개헌도 공감…다만 방향엔 ‘이견’

6·3지방선거일이 하루 지난 4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마련된 송파구 개표소에 개함이 안된 잠실7동 제1투표소 투표함이 놓여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당한 가운데 여야가 한목소리로 선거관리위원회를 대수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선관이의 업무 역량 제고와 함께 감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제도 개혁 검토에 들어갔으며, 필요하다면 헌법상 선관위 관련 내용만 수정하는 ‘원포인트 개헌’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현행 체제를 유지하며 일부 제도 개편만 할 것인지, 해체 수준의 전면적인 개혁을 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선거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송기헌 위원장)’를 발족했다. 오는 16일 2차 회의를 통해 개혁안의 얼개를 논의하고, 17일에는 관련 토론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역시 현행법 보완 작업을 위한 TF를 구성할 예정이다. TF 위원장은 나경원 의원이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연세인 공동행동 및 시국선언에서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등 참가자들이 피켓팅을 하고 있다. [연합]

여야가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드러난 선관위의 ‘무능력’을 개선하고, 업무 역량을 높이는 데 있다. 선거 당일 오전부터 이미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을 인지했는데도 사태를 지켜보고만 있었다는 점은 상급 위원회의 지휘 부재는 물론, 보고 체계 미흡 등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선관위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선관위의 상임위원 수를 늘려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현재 1명뿐인 상임위원 수를 늘리고, 대법관이 겸임하며 비상임으로 있는 중앙선관위원장 역시 상임으로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위원장과 상임위원 3명, 비상임위원 7명 등 11명으로 구성된 국가인권위원회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선관위원장을 현행 대법관 겸직 ‘비상임직’에서 상임·책임직으로 전환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선관위 직원들의 인사 및 교육·훈련 체계를 보완·강화하기 위한 법령 개정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선관위에 대한 감시 기능 강화를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권에선 선관위만 감시하는 기구를 만들던지, 아니면 선관위 산하에 독립된 운영 체제를 가진 감사기구를 만드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에서도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유용원 의원은 중앙선관위에 감사관을 두고 매년 감사보고서를 정기국회 개회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선관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동훈 의원 역시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개표소 앞에서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선관위가 헌법에 구성과 기능이 명시된 독립된 기관이라는 점에서 선관위 개혁은 개헌이 필수적이라는 점은 여야에 이견이 없다. 특히 헌법이 선관위원을 9명(대통령 3명 임명·국회 3명 선출·대법원장 3명 지명)으로 규정하고 선관위원에 대한 파면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관위원 정수를 조정하거나 책임성 강화를 위해 기존보다 파면 사유를 확대하려면 개헌이 동반돼야 한다.

감사 기능 강화를 위해서도 개헌이 필요할 수 있다. 현행 헌법에는 선관위의 감사 기능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헌법재판소는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 감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대통령 등의 영향력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선관위를 독립적 헌법기관으로 규정한 헌법 개정권자의 의사에 반한다”고 결정하기도 했다.

따라서 선관위 견제를 위해선 헌법 조문에 선관위 감사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는 내용의 개헌이 필요하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다만 각론에선 이견이 다소 있다.

민주당은 선관위의 독립성을 보장한 헌법 정신을 유지하는 가운데 개헌을 하자는 주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선관위 해체에 방점을 두고 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선관위를 비상설화할 경우 (무능력 문제는) 더욱 악화할 것”이라며 “근본적인 개혁을 위한 권한 재설정과 조직 개편 추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전날 “(선관위) 해체가 필요하다는 것이 많은 국민의 견해”라며 “결국 개헌과 함께 맞물려 논의될 필요가 있는 이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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