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마약 좀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국과수도 모르는 신종마약? [세상&]

국과수 정밀 검사서 모두 ‘음성’
경찰 “국과수 모발 검사 진행 중”
검출 안 되는 신종 마약 가능성도


지난 22일 30대 남성 A씨가 필로폰 투약 후 거리에 서 있는 모습. [SNS]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일명 ‘수원 마약 좀비’로 불리며 마약 투약 의혹을 받는 30대 남성 A씨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마약 정밀 검사에서 모두 음성 결과를 받았다. 긴급체포 당시 실시한 간이 시약 검사에서는 필로폰 양성이 나왔던 결과와 판이하다. 전문가들은 간이 시약 검사의 ‘교차 반응’(유사한 물질에 대한 반응)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여전히 검출되지 않는 ‘신종 마약’의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권선경찰서는 30대 남성에 대해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당시 확산했던 소셜미디어(SNS) 영상에 대해 A씨가 일관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모발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추가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A씨는 당시 허리를 비정상적으로 기울이고, 팔을 축 늘어뜨린 행위에 대해 일관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스트레칭 중이었다”, “몸이 좋지 않아서 그랬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을 여러 차례 바꾼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22일 A씨가 수원의 모처에서 마약 투약을 의심케 하는 자세로 서 있는 영상이 SNS에서 확산했다. 곧장 ‘마약 투약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경찰은 그를 추적해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당시 간이 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으나 지난달 24일 경찰이 국과수에 의뢰한 1차 마약 예비 감정 결과 음성이 나오며 석방하고 불구속 수사를 해왔다. 이후 결과가 소변 정밀 검사를 벌였는데도 음성이 나왔다.

마약 중독자를 표현한 참고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왜 다른 결과가 나왔을까? 전문가들은 간이 시약 검사의 한계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간이 시약 검사는 유사한 물질이라면 같은 반응을 보이는 한계가 있다. ‘교차 반응’이다.

마약 검사 키트 수입 업체 이노릭슨의 장형민 대표는 “한약 성분 중 마황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마황이 들어간 한약 복용 중 간이 시약 검사를 하면 메스암페타민 양성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해당 성분은 마약류가 아님에도 메스암페타민으로 검출된다. 또 식욕 억제제인 펜터민도 마찬가지다. 일부 기침약을 복용하면 아편류 양성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국과수 마약과 관계자는 “간이 시약 검사는 코로나 검사 키트를 생각하면 쉽다”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 간이 키트로 검사 후 병원에 가서 정확한 검사 결과를 받았던 것처럼 간이 시약 검사는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도구로 투약 의심 정황을 확인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국과수에서는 보다 정밀한 검사를 위해 예비 감정과 정밀 검사를 시행한다. 예비 감정에서는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한다. 국과수 관계자는 “마약 의심 성분과 결합할 수 있는 단백질을 붙인 다음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에서 유사성을 확인하는 작업”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예비 감정 단계까지는 교차 반응의 가능성이 존재해 추가로 정밀한 검증을 한다.

예비 감정 이후에는 정밀 감정을 거친다. 질량 분석법(MS)을 활용하는데 각 물질이 고유한 질량값을 갖는다는 점을 활용해 체내에 마약류 물질에 해당하는 질량값이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는 오차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게 국과수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예외적인 경우로 국과수에서 인지하지 못한 신종 마약의 경우 정밀 검사에서도 검출되지 않는다. 국과수 관계자는 “일반적인 케이스는 아니지만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며 “다만 신종마약이나 미지의 물질이 검출되면 빠르게 분석해서 공유한다. 국과수는 국제적으로도 굉장히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A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생활 행태나 건강상의 이유로 복용하는 약이 있는지 등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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