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하고, 침 뱉고, 때리고’ 139명이 수사 받는다…우성아파트에서 올림픽공원까지 한 달 [세상&]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한 달
28일째 이어지는 ‘올공 집회’
139명 수사…2일도 추가 체포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서 국조특위 현장조사를 앞두고 시위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집회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가장 마지막까지 투표가 진행됐던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투표소에서 시작해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으로 옮겨온 집회는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사이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꾸려졌고, 지난 2일 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와 투표함이 보관 중인 핸드볼경기장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봉쇄 27일 만에 내부 진입에 성공했지만, 국조특위는 투표함은 내부에 보존하기로 합의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진행 중이다.

또 집회가 이어지는 동안 경찰관을 향해 침을 뱉거나 자해 소동을 벌이는 등 각종 불법행위도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 대상만 139명에 달한다.

3일 오전 8시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이른 아침 비가 내리자 집회 참가자들은 우비를 입고, 우산을 쓴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승현 수습기자

우성아파트서 시작한 집회, 올림픽공원서 28일째

3일 오전 8시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는 약 150명의 집회 참가자가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구호를 반복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내린 비로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쓴 채로 구호를 외쳤다.

지난달 3일 오후 6시15분께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6투표소. 공식 투표 시간이 지났지만,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를 마치지 못한 유권자들이 투표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윤승현 수습기자

이 자리에서 한 달 동안 같은 구호가 반복되고 있다. 집회는 지난달 3일 시작됐다. 당시 투표 종료를 약 1시간 앞둔 오후 5시께 송파구 등 서울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된 사실이 알려졌다. 끝내 투표를 하지 못하고 돌아선 유권자들도 있었다.

이 같은 소식이 확산하자 당시 가장 마지막까지 투표가 진행된 잠실7동 제2투표소(우성아파트 경로당)로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4일 오후 3시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인 우성아파트 경로당 앞에 모인 시위대 모습. 이영기 기자

이들은 3일 밤부터 모이기 시작해 5일 오전까지 사흘간 같은 자리에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경로당을 에워싸고 창문을 막았다. 당시 내부에는 선거사무원과 참관인 등도 꼼짝 없이 갇혔다.

당시 이들은 경로당 내에 보관된 투표함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핵심 증거이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투표함 반출을 막았다.

투표 종료 이틀 후인 5일 선관위는 개표 진행을 위해 경찰에 투표함 이송을 요청했다. 곧 경찰이 투입돼 경로당을 막던 이들을 끌어낸 후 투표함 2개를 꺼냈다. 경찰이 꺼낸 투표함들은 송파구 관내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으로 옮겨졌다.

투표함이 핸드볼경기장에 보관 중이라는 소식이 퍼지자 5일 밤 ‘재선거’를 외치는 이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경기장 내부에 보관 중인 투표함이 증거라며 경기장 전체를 둘러싸고 출입문을 봉쇄했다.

‘경찰에 침’ 구속 송치, 지난 2일에도 체포…이어지는 불법행위

경기장 봉쇄로, 내부에서 업무를 보던 대한체육회 산하 각종 체육단체들의 정상 업무도 중단됐다. 체육단체들이 PC 등 사무기기와 경기 물품을 꺼낼 수 있게 해달라고 여러 차례 집회 측에 요청했지만 매번 무산됐다.

체육단체들의 월급 미지급 등 피해가 커지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야당 의원들까지 나섰다. 체육단체 측은 집회 측과 합의점을 이뤘지만, 30대 여성 1명이 끝까지 문손잡이를 움켜쥐고 버텨 진입은 실패했다. 해당 여성과 가담자들에 대해서 경찰은 업무 방해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하고 있다.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에서 경찰에게 침 뱉은 김모 씨가 지난 25일 오후 구속 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또 경기장 봉쇄와 집회와 연관된 각종 불법행위도 이어졌다. 훈련 물품을 찾고자 경기장을 출입한 핸드볼 국가대표 유소년 선수들을 임의수색한 집회 참가자를 특정해 수사하고 있다. 또 경찰관을 향해 침을 뱉은 40대 여성은 구속된 채로 송치됐다.

흉기로 자신의 팔에 해를 가하며 ‘자해 소동’을 벌인 30대 남성에 대해서도 특수 협박 혐의로 수사했다. 이 밖에도 취재진을 폭행한 혐의, 허위사실 유포, 공무집행 방해 등 불법 행위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지난 29일 기준 총 57건이 수사 진행 중이고, 수사대상은 피의자·피혐의자 등을 포함해 총 139명이다. 전날 국조특위의 현장 조사를 위해 경찰이 집회 참가자를 이동 조치하는 과정에서도 60대 남성이 체포되며 수사 대상은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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