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에서 저승사자 역을 맡은 이동욱이 망자에게 건네는 무심하면서도 따뜻한 츤데레 위로법으로 안방극장에 먹먹함을 자아내고 있는 것.
▶ 3회 “의사 선생님 응급처치 덕에 저 환자는 살았습니다”
저승사자는 환자에게 응급 처치를 하고 있는 남의사에게 다가가 저승의 명부를 읽었다. 남의사는 “저 죽었습니까?”라고 물었고, 그 순간 응급실로 실려 가는 자신과 오열하는 동료들의 모습을 봤다. 이후, 저승은 그가 마지막까지 살리고자 노력했던 환자를 가리키며 “의사 선생님 응급처치 덕에 저 환자는 살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그가 소명을 다하다 과로사로 생을 마감한 망자에게 건네는 담담한 위로였다.
▶5회 “이 생에서 수고 많았어요. 조심히 가요. 다음 생으로”
그런가 하면 저승사자는 고시원에서 죽음을 맞이한 고시원 귀신과 마주했다. 그는 귀신으로 이승을 떠돌다 한을 풀고 저승의 길에 들어선 고시원 귀신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 생에서 수고 많았어요. 조심히 가요. 다음 생으로”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고시원 귀신은 눈물을 떨구며 이승의 기억을 잊게 만드는 망각의 차를 마셨고, 저승은 그러한 망자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6회 “먼저 간 게 마음 쓰였는지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승사자는 한 남자 맹인과 마주 앉았다. “저는 이제 어디로 가나요”라고 묻는 맹인에게 “들어왔던 문으로 나가시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내 찻집의 문이 열렸고, 대형견 한마리가 반갑게 짖었다. 이는 맹인과 생전에 함께 했던 안내견. 맹인이 “해피? 해피니?”라고 궁금해 하자, 저승사자는 “먼저 간 게 마음 쓰였는지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길은 해피가 잘 알 겁니다”라며 안내했고, 천국을 가는 듯한 맹인의 모습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이처럼 이동욱은 ‘도깨비’를 통해 이승을 떠나는 망자를 배웅하는 저승사자로 분했다. 그는 상상 속에만 존재할법한 ‘저승사자와 망자의 만남’이라는 쉽지 않은 장면들을 차분한 표정과 어조, 안정적인 연기로 소화하며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 또한, 그는 차가운 듯하나, 망자에 대한 배려와 온기가 녹아있는 따뜻한 말들로 죽은 이들을 배웅했다. 이러한 이동욱의 츤데레 위로법은 시청자들에게 신비롭고도 슬픈, 기묘한 감정을 안기며, 앞으로 그려질 그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게 만들었다.
/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