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잃고 슬픔에 잠긴 가자지구 주민들.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위해 가자지구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숨진 팔레스타인인이 가자지구 인구의 1%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 측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3개월여 만에 2만3084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 양측의 전쟁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하고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팔레스타인 통계청이 집계한 가자지구 전체 인구가 227만 명임을 고려하면 사망자가 해당 지역 인구의 1%를 넘긴 것이다.
부상자는 5만8926명이라고 보건부는 전했다. 이는 전체 가자지구 인구의 2.6%가 넘는 수치다.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 있는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날까지 사망자는 2만2835명, 부상자는 5만8416명으로 집계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가자지구 내 병원에서 받은 자료를 기초로 사망자 수를 파악하고 있으며, 가자지구 보건부보다 자료를 나중에 전달 받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수치가 좀 더 낮게 나온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사망자 중 8000여 명은 자신들이 이번 전쟁 중 제거 목표로 삼은 하마스 무장세력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 통계는 민간인과 무장세력을 구별하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사망자 중 5300여 명이 여성이고, 9000여 명은 어린이라고 밝혔다. 이들 여성과 어린이를 합친 수치는 전체 사망자의 거의 3분의 2에 달한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해 전 세계의 모든 전쟁보다 가자지구 전쟁에서 더 많은 어린이가 숨졌고 살아남은 어린이들은 부모 중 한 명이나 모두를 잃었다”며 “가자지구 전쟁이 한 세대 전체를 고아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요르단 왕실에 따르면 압둘라 2세 국왕은 전날 요르단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가자지구에서 계속되는 전쟁의 재앙적 결과에 대해 경고하고,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 등 두 국가 해법에 따른 정당한 평화 없이는 중동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의 다니엘 하가리 대변인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어린이의 죽음은 비극”이라며 “우리는 이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당시 1200여 명이 숨지고 약 240명이 납치됐다. 지금까지 인질 중 100여 명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와 교환돼 풀려났으나 여전히 100여 명이 억류 중이고 일부는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까지 전사자는 174명, 부상자는 1023명이라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