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지난해 취업자 수가 전년보다 32만7000명 늘었다. 10만명 가량 증가할 것으로 봤던 정부 전망을 크게 웃도는 숫자다. 고용률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청년(15~29세)과 40대 취업자 수가 15만명 가까이 감소한 반면, 50·60대 취업자 수는 43만명 가량 증가했다. 제조업 일자리가 줄었고, 서비스업 일자리가 늘면서 60세 이상 여성 취업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41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32만7000명(1.2%) 증가했다. 2023년 취업자 수가 10만명 증가할 것이라던 정부 전망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취업자 수가 81만6000명 늘어 2000년(88만2000명) 후 22년 만의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2022년보단 그 증가폭이 다소 둔화됐다. 15세 이상 고용률(생산연령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62.6%로 전년보다 0.5%포인트(p) 올랐다.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다.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7만8000명 줄었지만 경제활동참가율은 64.3%로 오히려 전년보다 0.4%포인트(p) 상승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36만6000명 증가해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많이 늘었다. 50대(5만9000명), 30대(5만4000명) 등에서도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 하지만 청년층(15~29세)에선 9만8000명이 줄었다. 청년층 고용률은 46.5%로 1년 전보다 0.1%p 하락했다.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2023 마포구 노인 일자리 박람회'가 일자리를 구하려는 노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 |
상대적으로 고용안정성이 높아 질 좋은 일자리로 여겨지는 제조업 취업자 수가 4만3000명 감소한 것도 청년 취업자 수 감소에 한 몫 한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감소 폭은 2020년(-5만3000명) 이후 가장 컸다. 도소매업 취업자도 지난해 3만7000명 감소했고, 부동산업(-1만8000명), 건설업(-9000명)도 줄었다. 반면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 등으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14만3000명 늘었고, 대면 활동 증가로 숙박 및 음식점업도 11만4000명 증가했다.
서비스업 호황으로 여성 취업자 수가 30만3000명 늘었다. 60세 이상 여성 취업자는 20만4000명 급증했다. 일하는 엄마가 늘며 30~39세 여성 취업자 수도 9만2000명 증가했다. 반면 남성 취업자 수는 2만4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남성의 경우 취업자 수가 증가한 연령층은 50대(1만명), 60세 이상(16만1000명) 뿐이었다. 40대 남성 취업자 수는 6만7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실업자 수는 4만6000명 감소한 78만7000명으로 실업률은 0.2%p 하락한 2.7%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20만4000명으로 13만4000명 줄었지만, ‘쉬었음’은 7만4000명 늘었다.
다만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은 작년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날 일자리 전담반(TF) 제13차 회의에서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불안정한 국제 정세, 고물가·고금리와 함께, 최근에는 건설경기 둔화 등의 고용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취업자 증가 폭이 작년 32만명에서 올해 23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DI 역시 작년 32만 명에서 올해 21만 명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과 한국노동연구원도 작년 30만명 초반대에서 올해 20만명 초중반대로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 청년·여성·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차관은 “역량 있는 중장년이 주된 일자리 퇴직 후에도계속 일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을 강화하고, 계속고용장려금 지원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겠다”며 “중앙정부 16개 일자리사업 5324억원 중 10%이상을 상반기 신속 집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