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쇼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2월 역대 최장기간인 중국 춘절 연휴을 앞두고 면세점 업계가 싼커(개별 관광객)를 겨냥한 마케팅 준비에 한창이다. 2월 이후 유커(단체 관광객)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엿보인다.
오는 2월을 기점으로 면세점 업계의 본격적인 경영 회복세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 중인 데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올해부터 다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2월에는 중국의 최대 명절 ‘춘절’이 있다. 올해 춘절 연휴는 2월 10일부터 17일까지다. 중국 정부가 유급휴가를 하루 더 붙이도록 장려하고 있어 총 9일을 쉬게 된다. 사상 최장기간이다.
주요 면세점들도 분주해졌다. 춘절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 유입될 것을 대비하는 움직임이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춘절 기간 위쳇페이와 연계한 행사를 진행한다. 2월 5일부터 18일까지 위챗페이를 통해 800위안(약 15만원) 이상 구매한 중국인 고객에게 다음 쇼핑 때 사용할 수 있는 50위안어치의 금액권을 제공한다. 롯데인터넷면세점에선 중국 개별구매객 매출 상위 5명을 선정해 특별적립금을 증정한다. 명동 LDF 하우스에서는 내달부터 3CE와 협업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신라면세점은 다음달 8일부터 18일까지 서울점과 제주점에서 888달러(약 119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홍빠오(중국에서 세뱃돈을 담는 빨간 봉투)에 선불카드 8만원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중국인을 대상으로 알리페이·위챗페이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신라인터넷면세점에서도 춘절 중국인 고객을 겨냥한 여러 행사를 계획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2월 22일까지 알리페이로 1000위안 이상 구매하면 50위안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2월 5일부터 18일까지는 시내·공항면세점에서 800위안 이상 구매 시 50위안 할인권을 증정한다. 외국인 대상 K-브랜드 할인행사도 있다.
다만 아직 개별 관광객 위주인 만큼 면세점들이 당장 호재를 누리진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인 관광객은 크게 싼커와 유커로 나뉜다. 한 번에 여럿이 한 곳을 가는 단체 관광 특성상 싼커보다 유커가 많을수록 면세점 매출이 증가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싼커 위주의 관광이 늘면서 면세점의 실적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 중 개별 여행객의 비중은 지난해 3분기 85%로 2019년(77.1%)보다 8%포인트 늘었다.
춘절을 기점으로 유커의 유입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내 중국 인바운드(방한) 여행사들이 중국 신흥 경제 부흥 도시를 중심으로 단체 관광 상품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와 국제 크루즈선 등도 운항을 늘리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항공 교통량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제선 운항 항공편은 코로나19 이전의 91.6%만큼 회복했다. 동남아, 남중국, 일본 등 중·단거리를 잇는 항공편이 늘면서 국제선은 전년 대비 하루 평균 2배 가까이(97.5%) 증가했다.
크루즈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총 20개 선사가 운항하는 국제크루즈선 25척이 총 204회(제주항 98·서귀포항 106) 제주를 찾을 예정이다. 지난해(77회)보다 2.6배 많은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성장한 도시에서 유커가 왔지만, 코로나19 이후 이 지역의 단체관광 수요가 현저하게 줄었다”며 “신흥도시의 단체관광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여행사도 이런 도시들을 중심으로 유커를 모집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