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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유명인이나 투자 전문가를 사칭하고 투자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주식·코인 리딩방에 초대한 뒤 돈을 받아 가로채는 사기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수법은 대동소이하다. 투자자가 SNS 광고 속 링크를 통해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채팅방에 접속하면 은밀한 고급 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단체채팅방이 있다며 그를 초대한다.
초대된 채팅방 참여자 수십명은 하나같이 수익을 올렸다며 ‘투자 인증’을 하고, 이를 본 투자자가 자신도 참여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면 자칭 ‘투자 전문가’라는 인물이 매매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라고 안내한다.
앱을 설치하고 안내한 대로 돈을 입금하면 실제 앱 화면에는 매수 내역이 나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추천 종목은 실제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시작한다. 투자자는 점차 투자 금액을 늘려간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가짜 매매 앱을 활용한 사기다. 거액을 입금한 이들이 출금을 시도하는 순간, 출금에 시간이 걸린다는 둥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미루다 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해버리는 식이다.
사기가 성공하는 것은 초보 투자자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들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나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밧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 등 금융투자업계 유명인을 사칭한 불법 리딩방 광고가 줄을 이었다.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투자자로서 무료 투자 강의를 한다는 사칭 광고가 등장하기도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접수된 투자리딩방 사기 건수는 1452건으로 피해액은 1266억원에 이른다.
경찰은 최근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등 7가지를 추렸던 악성사기 목록에 투자리딩방 사기도 포함했다. 연애빙자 사기(로맨스스캠), 스미싱(미끼문자 등) 등 ‘10대 악성사기’를 상대로 ‘사기와의 전쟁’을 치른다는 게 경찰의 목표다.
다만 이들 투자리딩방 사기 범행 대부분이 SNS를 통해 이뤄지고 대포폰, 대포통장을 동원하는 탓에 경찰 역시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이스피싱의 경우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은행이 사기 이용 계좌를 즉시 지급정지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리딩방 사기는 이를 적용받지 못해 피해가 커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투자 정보 제공처럼 용역이나 재화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