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번 좌석 버스를 승차하기 위해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영종 주민들. |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24시간 풀가동 시대에 버스가 오후 8시30분이 막차여서 퇴근 후 서두르지 않으면 대중교통 이용에 난처해지는 지역이 있다. 인구 300만 도시 인천이다.
인천 내륙에서 영종국제도시와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영종발 307번 좌석버스가 그렇다.
중구 원도심 차이나타운을 비롯해 동화마을, 인천역, 중구청 일대와 신포동, 동인천역 등지에서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국제도시로 가려면 최소한 오후 9시 이내로 서두르지 않으면 곤경에 빠진다.
평일 밤 12시 전후 시간대까지 운행되는 일반 버스들과는 달리 307번은 이른 시간대에 끊기기 때문에 오후 8시30분 인천 서구 십정동차고지 출발 막차를 놓치면 경인철도~도시철도~공항철도~영종 시내 버스를 이어 환승해 타야만이 영종국제도시와 인천공항으로 갈 수 있다.
307번은 중구, 동구, 서구 청라국제도시 등을 거쳐 영종대교를 넘어 영종과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유일한 좌석 버스이다. 결국 이들 지역에서 이른시간대 끊기는 이 버스를 놓치면 대중교통 이용 수단에 어려움이 뒤따른다.
영종 주민들, 불편 감수하며 대중교통 이용… 307번 좌석버스 막차 시간 늘려 달라
이처럼 영종 주민들은 아직도 불편을 감수하면서 열악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중구 원도심 일대에서 직장 및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영종 주민들은 저녁 약속조차도 하기 어렵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도 이른시간대에 끊기는 307번 좌석버스 때문에 급히 먹고 버스를 타러 가야 하는 다급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아예 저녁 약속을 하지 않는게 편하다. 아니면 304번이 다니는 연수구 일원에서 저녁 약속을 하는 게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307번과 같은 십정동차고지에서 출발하는 영종발 304번 막차 시간은 오후 10시로 그나마 조금 낫다. 인천대교를 넘어가기 이전인 송도 부대앞, 그 이전 동막역, 동춘역, 원인제역 등지에서 오후 10시30분 전후에 승차하면 영종으로 갈 수 있다. 영종대교를 넘어가는 307번 보다 막차 시간이 좀 여유스럽다.
하지만, 304번 좌석버스도 안전하지는 않다. 막차 시간대에 영종으로 가는 승객들이 몰리게 되면 좌석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승차를 하지 못한다. 말 그대로 좌석버스이기 때문에 입석이 안된다. 307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출·퇴근 시간대에 영종 주민들이 몰리기 때문에 좌석 확보 쟁탈전을 벌여야 한다. 막차인 이들 좌석버스를 놓치면 택시를 타거나, 인천 도시철도~공항철도~영종 시내 버스 등을 환승해 갈 수 밖에 없다.
304번 버스 코스 문제 있어… 운남지구 영종 지에스자이·제2중구청 일원 주민 불편 호소
304번은 이동 구간에도 불편이 있다. 영종 운남지구 지에스자이아파트와 제2중구청사 일대에서 인천 내륙 방향으로 갈 경우 승차에 별 어려움이 없지만, 반대로 인천 내륙에서 영종으로 들어올 경우 영종 지에스자이아파트와 제2중구청사 일원으로 가는 상황이 난감하다.
영종대로 해맞이공원 버스정류장에서 바로 이곳으로 가는게 아니라 영종 하늘도시를 거쳐 중산동~관창마을~전소 등을 지나 20~30여분 돌아가야 하는 이동 구간으로 돼 있어 불편이 뒤따르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해맞이공원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해 30여분 걸어 가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아니면, 인천대교를 넘어오자마자 그린나래지하차도 정류장에서 하차 후 공항신도시 운서역 방향 이편한세상1차(정문) 정류장에서 203번, 204번 등 다른 버스로 갈아 타야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배차간격이 긴데다가, 이곳 정류장까지 걸어서 환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 내륙에서 영종과 인천공항 방향 막차 좌석 버스는 301번·302번·303번(오후 9시30분), 304번(오후 10시), 306번(오후 8시40분), 307번(오후 8시30분), 308번(북변환승센터구터미널 오후 8시40분), 330번(오후 9시) 등이 있다.
이 중 일부 버스는 배차 간격대도 녹록치 않다. 307번은 평일과 주말 모두 33~37분 간격이다. 304번은 평일 17~22분, 주말 22~27분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보통 평균 30분 정도 배차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320번도 평일 배차 간격이 17~32분으로 매우 길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배차 간격은 정해진 시간대보다 10여분 더 길다.
평소 밤 12시 전후가 막차인 일반 버스와는 달라
영종 주민들은 “오전 8시30분~9시까지 인천 내륙으로 출근하려면 몇시간 전부터 버스를 기다려야 안전하게 승차할 수 있다”며 “이용객들이 많으면 다음 버스를 타야 하고 배차 간격도 긴 편이라서 자칫하다가 지각하기 일쑤”라고 불편을 호소했다.
영종국제도시 인구는 작년 11만명에서 지난 5월 현재 12만여 명을 넘어섰다. 급속도로 늘어나는 영종 인구에 비하면 이들 버스의 열악한 사정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무늬만 국제도시지 대중교통 상황은 아직도 시공 수준이다.
영종에 사는 한 주민은 “영종으로 이사온지 5년이 되가는데도 주민 불편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중교통에 대한 개선은 하나도 없다”며 “특히 인천 내륙에서 영종,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307번 좌석 버스의 경우 인천 내륙 십정동차고지에서 저녁 8시30분이 막차인게 맞는 것인지, 인천국제공항도 24시간 풀가동하는데 24시간 생활시대에 맞는 교통정책인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인천 중구청장이 영종 출신이라고 하는데 전혀 개선해야겠다는 의사가 전혀 없는 것 같다”며 “중구청장 출신 지역 주민들이 이처럼 열악한 교통이용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 안스럽지 않은지 화가 난다”고 말했다.
좌석 없이는 승차할 수 없는 좌석 버스 승차대기선. 승차대기선은 인천 연수구가 무질서한 승객들의 승차를 기다리는 순서대로 승차시키기 위해 이미 설치해 시행중이다. 그러나 영종은 무질서한 승차를 방지하기 위해 승차대기선 설치 하나 없다. 좌석 버스 정류방에는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
좌석버스 승차대기선 설치 시급… 무질서한 승차에 종종 실랑이 벌어져
한편, 영종 내 버스정류장에는 입석이 안되는 좌석버스 승객들을 위해 ‘승차대기선’ 설치가 필요하다는 민원도 이미 제기됐지만 바뀌지 않는다.
아침 출근대에 몰리는 주민들이 좌석 확보를 위해 먼저 버스를 타려고 순서 없이 밀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먼저 나와 버스를 기다리는 주민은 승차대기선이 없는 관계로 버스 승차 순서가 없기 때문에 나중에 나온 주민에게 밀려 다음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인천 연수구 좌석버스 정류장에는 일부 승차대기선이 설치돼 있어 승객들이 순서대로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먼저 오거나 나중에 온 승객들과 실랑이 벌일이 없다.
이처럼 영종 시내 정류장에도 304번, 307번, 320번, 117번 등 인천대교와 영종대교를 넘어 가는 좌석버스 승객들을 위한 승차대기선 설치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