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6%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이후 넉 달 연속 2%대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 유류세 인하분의 일부 환원으로 석유류 가격은 21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사과·배 등 과일 가격의 고공행진도 지속됐다. ▶관련기사 5면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3(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6%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3.1%로 높아진 뒤 지난 4월(2.9%)부터 다시 2%대로 내려앉았다. 6월에는 2.4%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7월엔 이보다 0.2%포인트(p) 상승했다.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0% 상승했다. 식품 이외 물가(2.7%)보다 식품 물가(3.4%)의 상승폭이 컸다. ‘밥상 물가’로 인식되는 신선식품 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7.7% 올랐다.
농·축·수산물 물가가 1년 전보다 5.5% 상승했다. 축산물(2.2%)과 수산물(0.9%)의 물가 상승은 크지 않았지만, 농산물이 9.0% 상승했다. 신선과실이 7월에도 21.3% 올랐다. 사과는 39.6% 올라 여전히 ‘금(金)사과’였고, 배 가격은 154.6% 올라 통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채소(-1.7%)는 작년보다 떨어졌지만, 폭우 등 기상 상황 영향으로 지난달과 비교해 상추(57.2%)와 시금치(62.1%), 배추(27.3%) 등 채소류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석유류도 8.4% 올라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휘발유와 경유 값은 각각 7.9%, 10.5% 올랐다. 유류세 인하폭 축소와 국제유가 상승, 기저효과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외식 물가는 2.9%, 외식 제외 서비스 물가는 3.0% 각각 상승했다. 기여도 측면에서는 석유류가 전체 물가를 0.32%포인트(p) 끌어올렸고, 농·축·수산물도 0.41%p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식 제외 서비스 물가의 기여도는 0.59%p였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수들은 2% 초반대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갔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2.1%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2% 상승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가중치가 큰 석유류의 가격 변동과 날씨 영향에 따른 농산물 가격 변화 등이 향후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