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왼쪽)과 아이유. [연합]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불만을 토로한 가운데, 서울시가 내년부터 콘서트 등 문화행사는 ‘그라운드석 판매 제외’ 조건으로 대관을 허용하겠다고 14일 밝혔다.
다만 오는 21∼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 예정인 아이유 콘서트는 이미 티켓이 전석 매진돼 계획대로 열릴 예정이다.
시는 “콘서트 등 문화행사 대관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콘서트 관람에 대한 수요가 있고 현재 서울에 2만명 이상 관람객을 수용할 대형 공연장이 없어 그라운드석 판매를 제외한 부분 대관만 허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과 서울시는 10월 15일 이라크와의 월드컵 3차 예선전을 대비해 최대한 잔디를 보강한 후 축구 경기 관리자들과 함께 상태를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으로 잔디밀도가 약 60%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도 “기온이 예년 수준으로 되는 시기부터는 잔디밀도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10월 15일 국가대표 A매치 경기에 지장이 없도록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앞서 서울 월드컵 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 5일 팔레스타인 전을 0대0 무승부로 마친 뒤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다. 홈에서 할 때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마크람 다부브 감독도 “우리가 봤을 때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100%가 아니었다. 이 잔디에 적응하려고 굉장히 노력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손흥민은 지난 11일 오만 무스카트 술탄가부스 경기장에서 진행된 오만과의 경기에서도 3대1로 승리한 가운데 “그라운드 상태가 너무나도 좋아서 선수들이 플레이할 때 더 자신 있게 한 것 같다”며 “이런 부분이 홈경기장(국내)에서도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한편 6만6704석 규모인 서울 월드컵경기장은 축구 경기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종교 행사에도 개방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운영 주체인 서울시설관리공단은 A매치나 FC서울 경기가 없는 시기에 콘서트를 유치한 바 있다. 다만 올림픽주경기장이 작년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면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을 여는 일이 잦아지자 축구 팬들도 잔디 훼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