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15일 예정됐던 ‘퇴직연금 실물이전’ 시행 미룬다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퇴직연금 가입자가 다른 금융회사로 쉽게 계좌를 옮길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가 오는 15일에서 31일로 미뤄졌다. 일부 금융사에서 서비스를 개시하기 전 시스템을 추가 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면서 미뤄졌다는 설명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은행·보험·증권사는 오는 15일 예정이었던 퇴직연금 실물 이전 시행일을 오는 31일로 개시한다.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는 말 그대로 현재 퇴직연금 계좌에서 굴리는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현재 상태 그대로 타사 계좌로 옮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투자자들의 불편이 줄어 ‘머니 무브’가 일어날 것이란 기대가 컸다.

업계에서 추가 시스템 테스트 기간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면서 늦춰졌다는 설명이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기관간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예상보다 오류와 충돌이 많았다는 것이다. 전국적 영업망을 통해 퇴직연금 시장을 장악한 은행권이 순연해달라는 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연금 자산의 절반이 은행에 묶여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 퇴직연금 적립 규모는 394조2832억원으로, 이 중 은행에 몰린 연금은 207조1945억원(52.5%)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선 금융업권별 엇갈린 이해관계 때문이라는 해석도 많다. 퇴직연금 계좌를 타금융사로 옮기기는 쉬워진 만큼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증권사 등으로 고객 이탈이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금 연간 수익률은 7.11%로 은행(4.87%)과 보험(4.50%) 업종의 수익률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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