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어 트럼프 훈풍까지” K-전력기기 3사, 사상 첫 ‘매출 10조·영업익 1조’ 돌파 눈앞 [비즈360]

[챗GPT를 통해 생성된 이미지 및 각 사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K-전력기기 3사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공지능(AI)발(發) 전력 인프라 투자 영향으로 전력기기 수주가 늘어나면서 올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기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AI 투자 촉진을 약속하는 등 호재가 이어지는 만큼 K-전력기기의 상승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13일 관련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건설 제외)은 올해 총 매출 10조9959억원, 영업이익 1조3722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기기 3사가 연간 합산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9조5133억원, 영업이익 8151억원)과 비교했을 때 각각 15.6%, 68.3%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매출 3조5170억원, 영업이익 7117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2배 이상 늘었고, 매출은 30.1% 증가했다.

HD현대일렉트릭 울산공장 전경. [HD현대일렉트릭 제공]

LS일렉트릭의 경우 매출은 2% 늘어난 4조3129억원, 영업이익은 10.3% 증가한 358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효성중공업 매출 및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1660억원, 302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7%, 72.6% 상승했다.

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전력 인프라 노후화가 맞물리면서 전력기기가 불티나게 팔린 덕분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이자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초고압 변압기가 전력기기 3사의 수주 릴레이에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3분기에만 7억700만달러(9900억원)를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4.4% 늘었다. LS일렉트릭은 올해 3분기 배전반, 변압기에서 3334억원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다. 효성중공업은 전력기기 등에서 2배 이상 늘어난 1조8756억원을 수주했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에서 생산 작업 중인 초고압 변압기. 정윤희 기자.

전력기기 3사의 실적 고공행진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력 인프라 투자가 꾸준히 이뤄지면서 전력기기 수요가 식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달 15억달러(2조원) 규모의 신규 송배전망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 계획에 따르면 미국 6개 주에 총 4개의 대규모 신규 전력망 설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연이은 AI 투자로 전력 인프라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 인사이트 비즈니스는 AI 시장이 올해 449억달러(63조원)에서 2032년 5배 이상 증가한 2620억달러(369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AI 행정명령 폐지 등 AI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만큼 AI 시장은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매출에 반영되는 수주잔고를 넉넉히 확보한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HD현대일렉트릭 수주잔고는 올해 9월 말 기준 53억9900만달러(7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6.1% 증가했다.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은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효성중공업 창원 공장에서 직원들이 초고압변압기를 검사하고 있다. [효성중공업 제공]

전력기기 3사는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7월 북미 생산 법인의 변압기 전문 보관장을 준공한 데 이어 울산 변압기 공장의 레이아웃(배치도) 변경 공사를 완료했다. 충북 청주시에는 전력기기 중 하나인 중저압차단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부산사업장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증설 완료 시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기존 2000억원에서 7000억원까지 늘어난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멤피스와 경남 창원의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증설,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40%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행정부가 전력업체들에 향후 20년 투자계획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전력기기 수주 사이클은 장기화될 것”이라며 “내년 전력기기 업체들 수주는 올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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