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아들 엑스 애시 에이 트웰브(X Æ A-Xii)를 목마 태우고 의회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 정부효율부(DOGE)의 지휘봉을 잡게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아이를 데리고 워싱턴DC 의회를 방문해 관심이 쏠렸다. 한국과 달리 미국, 유럽연합(EU), 호주 의회 등에서는 아이를 데리고 출석하는 장면이 낯설지 않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DOGE 공동 수장인 기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 전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와 함께 공화당 의원을 만나기 위해 워싱턴DC의 의회 의사당을 찾았다. 머스크는 아들을 어깨 위에 태운 채 등장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아들을 목마 태우고 미 의회 캐피톨 힐로 들어오고 있다. [AFP] |
WSJ은 “머스크와 라마스와미가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차기 행정부의 연방 지출 및 규제 감출 노력에 대해 논의하면서 DOGE의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효율부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워싱턴D.C. 미 의회 캐피톨 힐에서 회의를 마치고 아들과 함께 나오고 있다. [로이터] |
자문기구인 정부효율부 수장인 머스크는 의회 회의 등 의정활동에 직접 참여하진 않지만, 이날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주요 의제를 논의했다. 머스크는 특히 내년부터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를 맡게 될 존 튠 의원(사우스다코타)과 만난 뒤 전기차 세액 공제와 관련한 질의에 “나는 모든 공제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2018년 의정활동 중 출산한 태미 더크위스 미 상원의원은 생후 10일 된 딸을 데리고 의회에 출석해 표결에 참여했다. [EPA] |
해외에서는 이처럼 아이와 함께 의회를 방문하는 장면이 적잖이 연출된다. 미국의 경우 2018년 태미 더크워스 상원의원을 계기로 영아 동반 출입을 시작했다. 당시 미국에서 임기 중 아기를 출산한 첫 상원 의원이었던 더크워스 의원은 생후 10일 된 딸을 데리고 의회에 출석했다. 현역 의원의 출산 소식에 당시 상원은 더크워스가 생후 1년 미만인 딸을 동반할 수 있도록 출입 규칙을 개정했다. 이전까지 연방 상원 의사당은 영아 동반 출입이 금지됐다.
2017년 라리사 워터스 전 호주 상원 의원이 딸과 함께 의회 회의에 함께 참석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로이터] |
호주는 생후 2개월 된 딸을 모유수유한 의원이 있을 정도로 자녀 출입에 개방적이다. 2017년 라리사 워터스 당시 호주 녹색당 상원의원은 사상 처음으로 의회 회의장 안에서 모유 수유를 했다. 당시 녹색당이 제안한 정책을 표결에 부치는 동안 의회 회의장 안에서 생후 2개월 된 딸 알리아 조이에게 모유를 수유했다. 호주 연방하원은 2016년부터 회의장 내에 젖먹이 자녀를 동반하는 것을 사실상 막아왔던 규정을 폐지했으며 연방상원도 뒤를 따랐다.
이밖에 유럽연합(EU) 의회도 의원이 아이와 함께 회의장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아이의 의회 출입에 비우호적인 의회도 상당수다. 2022년 영국 의회 절차위원회는 노동당 의원이 아이를 의사당에 데려오는 것을 허용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했다. 해당 결정에 대해 영국 의회는 “하원 토론회에 아이를 동반할 수 없는 오랜 관행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사유를 밝혔다. 다만 적절한 수준의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또 2019년 케냐에서도 한 여성 의원이 생후 5개월 딸을 데리고 본회의장에 입장을 시도했으나 퇴장 명령을 받았다.
한국의 경우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2021년 ‘아이동반법(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진전이 없는 상태다. ‘아이동반법’에는 수유가 필요한 24개월 이하 영아의 회의장 출입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국민의힘과 민주당, 정의당 등 의원 61명이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