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飛上 흐름 이어가자” 10여곳 대표 머리 맞댄다

방사청 이틀간 국내 방산업체 CEO 및 임원과 회동
국정공백 여파 최소화 위해 기업과 정부 간 협업책 모색
트럼브 신정부 출범 이후 미국 시장 진출 방안도 논의
7.8조 규모 KDDX도 언급될 전망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한영대·고은결 기자]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과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이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국정 공백에 따른 수출 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협업책, 트럼프 신정부 대응책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해법도 나올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이날부터 18일까지 양일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국내 주요 방산업체 대표이사 및 임원들과 회동을 가진다. 이날에는 방산 대기업 9곳, 둘째 날인 18일에는 방산 중견·중소기업 10여곳이 참석한다.

첫째 날 회동에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대표이사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 순서대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KAI KF-21, LIG넥스원 천궁, 현대로템 K2 전차. [각 사 제공]


이틀간 진행되는 회동은 K-방산을 둘러싼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방안을 찾고자 마련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K-방산은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와 맞물려 역대급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 결과 국내 4대 방산업체(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LIG넥스원, 현대로템)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총액은 1조원대에 달한다. 이에 윤 대통령은 K-방산 육성에 힘을 실어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 이후 국정 공백이 발생하면서 K-방산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방산 수출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간 긴밀한 소통이 필요해서다. 국방정책을 총괄하는 국방부 장관도 현재 공석이다.

국정 공백 여파로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4일 KAI의 경남 사천 사업장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도 최근 일본만 방문하고 한국은 건너뛰었는데, 이 역시 최근 국내 정국 혼란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이날 모임에선 국내 방산 기업과 정부 간 협업책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의 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선거 야간 파티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대책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트럼프 신정부가 국방 예산을 확대할 시 한국 전력 자산의 미국 진출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LIG넥스원은 유도무기 비궁을 앞세워 미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군함 시장에서 우리나라 조선사들의 활발한 진출이 예상된다. 패권국 지위를 놓고 경쟁 중인 중국이 선박 수주량 기준 글로벌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선박 건조 능력은 19위까지 떨어졌다. 미국이 군함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동맹국인 한국과의 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도 당선 직후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한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정조대왕함(왼쪽)과 한화오션이 제작한 율곡이이함. [각 사 제공]


이날 회담에선 7조8000억원 규모의 KDDX도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수주를 위해 기업 간 원팀을 이뤄야 하는 상황 속에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KDDX 수주를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 간 경쟁이 과열되자 사업 주관 부처인 방사청은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

KDDX 여파로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은 해외 수주전에서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다. 경쟁사끼리 서로 협업하는 일본, 독일 등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간 갈등이 이어질 시 앞으로 진행될 예정인 수조원 규모의 폴란드·캐나다 잠수함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세간의 우려를 의식한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은 우선 소송전을 마무리했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23일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경찰에 고발한 사건에 대해 취소를 결정했다. 이후 HD현대중공업도 한화오션 관계자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양사 모두 여전히 물밑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K-조선 원팀은 쉽게 결성되기 힘들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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