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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스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
※ 영화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에 대한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행운을 반기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사정이 힘들고 마음이 복잡할 때면 우리는 자연스레 운을 찾게 된다. 사람들이 바라는 운의 모양과 크기는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이든 쉽게 손에 쥐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자신의 실패를 불운 탓으로 돌리고, 또 누군가는 노력 끝에 얻은 성과마저 행운이라 말한다. 이처럼 운을 대하는 태도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
인생의 계단을 오르며 자연스레 깨닫게 되는 것 중 하나는, 행운이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물론 행운이 찾아오는 순간에는 형언하기 어려운 기쁨에 사로잡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눈부신 감정 속에서, 행운이 지닌 또 다른 얼굴은 쉽게 가려진다.
“행운의 기회는 공평합니다. 누구에게나 행운은 찾아오지요.”(전천당 주인 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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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스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은 이러한 ‘행운’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판타지 드라마다. 일본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의 동명 아동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야기는 소원을 이뤄주는 과자 가게 ‘전천당’에 행운의 동전을 지닌 손님들이 하나둘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어느 날, 길고양이를 따라 걷던 한 소녀의 눈앞에 신비로운 분위기의 과자 가게가 모습을 드러낸다. 소원을 이뤄주는 과자를 파는 이곳의 이름은 ‘전천당’. 원하는 과자를 무엇이든 살 수 있다는 홍자의 말에 소녀는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이에 홍자가 건넨 것은 ‘닥터 꿀잼 세트’. 꿀이 든 가방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 소녀는 가장 먼저 아픈 엄마에게 꿀로 만든 약을 먹인다.
아픈 사람을 낫게 해주고 싶다는 소녀의 바람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그리고 소녀는 자신의 손에 쥔 ‘만병통치약’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게 될까.
영화는 아픈 엄마를 살리고 싶은 소녀를 비롯해 친구들의 괴롭힘에서 벗어나고 싶은 학생, 피아노를 잘 치고 싶은 입시생 등 저마다의 소원을 품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낸다. 언제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나는 과자 가게와 ‘닥터 꿀잼 세트’, ‘몬스터 드링크’, ‘무지개 차’ 등 소원을 이뤄주는 신비한 과자들까지.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은 순도 높은 판타지적 설정과 동화적인 연출 속에 ‘행운을 손에 쥔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가’라는 현실적인 질문과 묵직한 교훈을 녹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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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스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
가령 폭력과 괴롭힘의 피해자인 한 초등학생은 ‘몬스터 드링크’를 마신 뒤 자신이 얻은 힘을 복수와 또 다른 폭력에 사용한다. 그는 “당했던 일을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다”며 스스로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행운이 또 다른 누군가의 불행으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과연 해피엔딩이라 부를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즐거워지는 순간, 사람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죠. 짐승이 되는 거예요.” 홍자의 일침이 정신을 번뜩 깨운다.
‘전천당’에서 파는 과자의 값은 제각각이다. 홍자는 손님에게 때로는 백 원짜리 동전을 원하기도 하고, 100엔짜리 동전을 요구하기도 하며, 심지어 1바트(태국 화폐·한화 약 50원)를 달라고 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손님들은 우연처럼 주머니 속에서 아마 평생 본 적도 없을 법한 동전을 꺼내 계산한다. 화폐의 종류는 제각각이지만, 적어도 거창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듯 큰 대가 없이 찾아온 행운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온전히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그 선택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행운은 조심하지 않으면 금방 불행으로 바뀌는 데 말이죠.”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직관적이면서도 선명하다. 운 그 자체만으로는 진짜 ‘행운’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천당’의 주인 홍자 역은 라미란이 맡았다. 흰머리카락을 틀어 올리고 한복을 입은 그의 모습에서는 원작의 분위기를 한국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제작진의 고민이 엿보인다. 라미란은 다정하면서도 단호하고, 때때로 능청스러운 웃음을 더하는 특유의 연기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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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스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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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스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
라미란은 최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너무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한 영화여서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감정과 욕망에 관한 이야기이자, 어른이 보든 아이가 보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화앙당’의 주인 요미 역은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2025) 등에 출연한 이레가 맡았다. 홍자와 대립하는 라이벌이자 영화의 유일한 악역이다. 이레는 “귀여운 악동 같으면서도 어딘가 서늘한 느낌을 담아내고 싶었다. 이 인물만 등장하면 불안한 기운이 느껴졌으면 했다”고 말했다.
다만 영화에서 홍자와 요미의 대립 구도는 비교적 비중 있게 다뤄지지는 않는다. 따지고 보면 영화가 전하려는 전체적인 메시지 안에서 꼭 필요한 설정인가 하는 의문도 남는다. 이는 영화가 애초 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작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리즈는 영화 개봉 이후 공개될 예정이다.
신비로운 분위기와 만화적인 설정, 그리고 이야기의 중심에 선 인물들이 대부분 아이라는 점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도 부담 없이 접근하기 좋은 영화다. 마치 뼈 있는 대사들로 채워진 동화 한 편을 읽은 듯한 느낌이다. 29일 개봉. 전체 관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