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보다 왜 오정세에 눈길이?!”…신스틸러들의 ‘대환장’ 활약

‘와일드 씽’ 발라드 왕자 ‘최성곤’ 신드롬
독보적 캐릭터·열연으로 주연보다 주목
참교육 ‘우진 엄마’·‘조규철’ 등 빌런 활약
쇼츠 대중화로 강렬한 장면·캐릭터 눈길


[ 롯데엔터테인먼트, 프레인TPC 제공]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니가 좋아~ 니가 예뻐서 좋아~”

발라드 왕자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핑크빛으로 물들인다. 영화 ‘와일드 씽’에 등장하는 ‘최성곤’(오정세 분)의 발라드 ‘니가 좋아’가 스크린 밖에서까지 신드롬적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지난 2일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11일 기준 194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최성곤의 무대와 노래 반복 재생 영상들도 높은 조회 수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심지어 ‘니가 좋아’는 실제 음원 차트(멜론 핫100)에도 진입하면서 ‘곤듀’(최성곤 팬덤명)들을 결집시키는 중이다. 39주 연속 2위라는 설움마저 단숨에 가시게 만드는 ‘최성곤 전성시대’다.

남다른 존재감의 캐릭터들이 스크린과 안방을 막론하고 관객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과거 주연에 가려져 있던 캐릭터들이 남다른 캐릭터성과 배우들의 열연을 발판 삼아 작품 밖으로까지 생명력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단순히 ‘분량이 많은 인물’이 아니라 강렬한 설정과 밈(meme), 서사적 매력을 갖춘 캐릭터가 콘텐츠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요즘이다. 오늘날 시청자는 더 이상 주인공의 서사만을 좇지 않는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성곤’을 향한 뜨거운 관심은 변화하고 있는 콘텐츠·캐릭터 소비 공식을 반영한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코미디 영화다. 영화에서 최성곤은 ‘트라이앵글’의 라이벌이자 만년 2위 발라더로 등장한다. 서사에서 빠질 수 없는 주요 인물이지만, 작품의 중심인 ‘트라이앵글’ 곁에 있는 조연급 주연에 가깝다.

하지만 영화가 개봉하면서 여론은 순식간에 ‘최성곤’으로 기울었다. 긴 깻잎머리에 블라우스 차림으로 등장해 아련한 눈빛과 감미로운 음색을 뽐내던 ‘발라드 왕자’가 포수로 변신해 꿈을 향해 처절하게 내달리는 과정 하나하나가 웃음과 감동의 연속이다. 평단에서는 “최성곤이 다한 영화”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온 세상이 곤며든다”, “2026년에도 2위 하길 바란다”는 관객들의 반응마저도 유쾌하다.

물론 이 같은 최성곤의 인기에는 장발과 코믹 연기를 마다하지 않은 오정세의 열연이 큰 역할을 했다. 심상치 않은 반응을 읽고 재빨리 ‘최성곤’ 관련 콘텐츠에 홍보 역량을 집중한 홍보·배급 전략의 힘도 컸다.

오정세는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최성곤’을 향한 인기에 대해 “나는 내 생일파티를 제일 힘들어한다. 이런 반응에 위축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이것도 오래가지 않을 수 있는 인기라고 생각한다. 짧은 기간 감사하게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참교육’에서 우진 엄마를 연기한 박지연 [넷플릭스, 애닉이엔티 제공]


‘김무열표 사이다’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넷플릭스 ‘참교육’ 역시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들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5일 공개된 ‘참교육’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학생, 교사, 학부모로 인해 무너진 대한민국의 교권과 교육 현장을 지키기 위해 창설된 교권보호국(이하 교권국)의 통쾌하고 시원한 참교육을 그린 시리즈다. 플릭스패트롤 집계 기준 11일 넷플릭스 글로벌 2위에 오르며 전 세계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회차별로 각기 다른 학교, 각기 다른 빌런을 상대하는 교권국의 참교육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빌런들의 활약이다. 시도 때도 없이 교사를 괴롭히는 극성 학부모부터 ‘촉법’을 입에 달고 마음대로 불법을 저지르는 중학생, 학교 마약 유통의 중심에 선 고등학생까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을 반영한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는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그중 단연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악성 민원 학부모 ‘우진 엄마’를 연기한 박지연이다. 극 중 박지연은 아들을 과잉보호하며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일삼는 극성 학부모의 전형을 선보였다. 예민한 표정부터 서늘한 광기까지, ‘내 아이만 중요한’ 현실 속 극성맘 캐릭터를 치밀하게 구축해 표현했다는 평가다. 특히 주인공 ‘나화진’(김무열 분)의 참교육에 이성을 잃고 발악하는 후반부 폭주 장면은 스릴러 영화를 방불케하는 긴장감까지 안겼다.

넷플릭스 ‘참교육’에서 조규철을 연기한 이봉준 [넷플릭스, 럭키컴퍼니 제공]


이번 시리즈의 최종 빌런이자 교권국 탄생의 계기이기도 한 ‘괴물 고교생’ 조규철 역의 이봉준 역시 주역 못지않은 강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극 중 이봉준은 진원고에 재입학한 가석방 수형자이자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관통하는 핵심 인물로 활약하며 극 전체에 무게감을 더했다. 특히 깊이 반성하는 듯한 수형자의 가면을 쓰고 등장해 서서히 가증스러운 표정과 싸늘한 본색을 드러내는 ‘조규철’의 지능적인 모습은 ‘교권 회복’과 진정한 ‘참교육’이라는 시리즈 전체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뒷받침한다.

이처럼 주연 옆 크고 작은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콘텐츠 소비 방식이 예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작품이 쇼츠 등을 통한 2차 창작물로 재가공되고 빠르게 확산하면서 짧은 분량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는 캐릭터들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장면 하나, 대사 하나까지도 독립적인 콘텐츠가 됨에 따라 특정 캐릭터 자체를 소비하는 팬덤까지 생겨나고 있다. 특유의 애잔함과 중독성 있는 노래로 무장한 ‘최성곤’이 작품을 넘어선 ‘캐릭터 IP(지식재산)’로 진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관계자는 “요즘 시청자들은 알고리즘을 통해 특정 장면을 먼저 접하고, 마음에 드는 캐릭터에 이끌려 작품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서사 전체보다 장면 하나가 더 오래 소비되는 경우도 많고, 이제는 캐릭터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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