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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턴 레드삭스의 윌슨 콘트레라스(가운데)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 4회초 워싱턴 투수 케이드 캐벌리와 시비를 벌이다 선수들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인종차별 표현으로 인한 벤치클리어링 사태가 발생해 선수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았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MLB 사무국은 3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경기에서 발생한 몸싸움과 관련해 워싱턴 투수 케이드 캐벌리와 보스턴 1루수 윌슨 콘트레라스에게 각각 7경기 출전 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또 워싱턴 투수 마일스 마이컬러스는 5경기, 보스턴 외야수 네이트 이턴은 3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네 선수에게는 공개되지 않은 벌금도 부과됐다. 선수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4일 경기부터 징계가 적용된다.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 건 캐벌리의 한마디 말 때문이었다.
캐벌리는 4회 콘트레라스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그를 향해 “Sit down, boy(꼬마야, 벤치로 돌아가라)”라고 외쳤다.
이후 두 선수가 말다툼을 벌였고 곧 양 팀의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나와 분위기는 순식간에 험악해졌다. 흥분한 콘트레라스는 마운드로 달려가 캐벌리에게 헬멧을 던질 듯 분노를 표출했다.
결국 콘트레라스와 마이컬러스, 이턴은 즉각 퇴장당했으나, 문제의 발언을 한 캐벌리는 퇴장당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이 문제가 된 이유는 미국 사회에서 ‘boy’라는 표현이 가진 역사적 의미 때문이다. 흑인과 백인의 뿌리 깊은 갈등이 지금도 이어지는 미국에서는 ‘boy’가 백인이 흑인을 비하하는 차별적인 표현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미국 연방대법원은 2006년 직장에서 ‘boy’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인종차별과 괴롭힘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캐벌리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이며, 콘트레라스는 베네수엘라 출신이다.
캐벌리는 징계에 앞서 “제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여져 마음이 아프다”며 “악의는 전혀 없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워싱턴 DC에 사는 13살짜리 흑인 어린이가 저를 우상으로 삼다가 제 의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 상황을 받아들여 더는 저를 우러러보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