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4배 성장, 우리도 군사강국”…국내 방산업체 영업익 첫 2兆 돌파 유력

방산업체 방산부문 영업익 고공행진
2019년 0.5조원 → 2023년 1.8조원
조단위 수주에 지난해 2조 돌파 전망
가성비 앞세워 글로벌 시장서 활약
K-방산 다음 목표는 미국 시장


맨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 순서대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KAI KF-21, LIG넥스원 천궁Ⅱ, 현대로템 K2 전차. [각 사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K-방산의 영업이익이 최근 4년간 4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안보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 속에서 가성비를 앞세워 유럽, 중동 등에서 수주 성과를 올린 것이다. 연이은 수주 릴레이에 지난해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일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의 2024 방산지정업체경영분석조사,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 방산 기업들의 방산 부문 영업이익은 1조8629억원으로 전년(1조517억원) 대비 77.1% 늘었다. 4년 전인 2019년(4875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4배 증가했다. 올해 1월 발표된 2024 방산지정업체경영분석조사는 국내 82개의 방산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영업이익 수치는 이르면 올해 말 발표될 예정이다. 방산업계는 지난해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2년간 확보한 일감이 실적에 계속 반영되고 있고, 국내 방산업체들이 지난해에도 조 단위 규모의 수주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으로 안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국가들이 자국 국방력을 강화할 무기로 K-방산을 주목한 것이다. 국내 방산업체들의 전략 자산은 뛰어난 성능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루마니아와 1조30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LIG넥스원은 이라크 국방부에 3조7000억원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궁Ⅱ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K-방산 수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종전 이후에도 주변 국가의 안보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여전히 자국 방위비를 높여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만큼 K-방산엔 여전히 기회의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K-방산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수출 영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K9 자주포의 베트남 수출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물량은 K9 자주포 약 20문, 금액은 약 3억달러(44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성사될 시 K9 자주포는 공산주의 국가로 수출되는 첫 한국 무기가 된다.

한화가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한화 제공]


미국 시장 공략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는 K9 자주포와 고등훈련기 T-50, LIG넥스원은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을 앞세워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은 미국 군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미국의 선박 건조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20위 안팎으로 밀려난 점을 노린 것이다. 미 군함은 미국 조선사들만 건조가 가능하다는 법안을 고려해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완료했다. 지난달 미국 의회에 미 군함 건조를 우방국 조선소에 맡길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미 군함 건조에 대한 국내 조선사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의 경우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은 올해 수주 목표치로 각각 최대 3척, 6척으로 정했다.

미국의 국방 예산 삭감은 K-방산의 미국 진출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방 예산 규모가 위축될 시 미국의 무기 도입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로버트 살레시스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6 회계연도 예산의 약 8%인 500억달러(73조원) 삭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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