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티이미지, 신동윤 기자 제작]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갈팡질팡 행보에 미국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가 극도의 변동성을 보이며 하락했다.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관세를 50%로 올리기로 한 뒤 이를 철회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한 백악관의 관세 정책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촉발된 ‘R(Recession, 침체)의 공포’가 이어지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을 장 초반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오후 들어 매도 우위로 돌아서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장 마감 무렵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78.23포인트(1.14%) 급락한 41,433.4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2.49포인트(0.76%) 내린 5,572.07, 나스닥종합지수는 32.23포인트(0.18%) 밀린 17,436.10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발한 경기침체 우려는 이날도 시장을 잠식하며 극도의 변동성을 촉발했다.
장 초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던 주요 주가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50%로 높이겠다고 발표하면서 다시 상승분을 반납하거나 낙폭을 확대했다. 증시를 휘두르는 관세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다시 한번 흔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 소셜에 “상무부 장관에게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추가 관세를 (기존 계획된) 25%에서 더해 50%로 부과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미국에 공급되는 전기에 대해 전기료를 할증하기로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캐나다 측과 소통하며 전기료 할증을 철회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언론에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50%로 올리는 방안은 재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관세를 무기로 휘두르는 트럼프식 정치에 불안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대한 추가 관세의 철회를 고려한다고 밝혔음에도 장 막판 주가지수는 재차 낙폭을 확대하며 피로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서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 주말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과 다른 입장이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부분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적으로 경제적 목표를 추구하지는 않는 무역 정책을 추구하면서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현시점에서 우리가 경기침체의 문턱에 있다고 보지는 않지만, 경제성장은 아마도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에서도 비관론이 이어졌다.
미국 씨티그룹은 미국 증시에 대해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의 디르크 윌러 전략가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미국 경제에서 나오는 뉴스 흐름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고 단기적으로는 미국 예외주의가 다시 강하게 부각될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가능성이 확인된 것은 시장에 그나마 긍정적인 재료였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30일간 러시아-우크라이나에서 휴전하는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 러시아가 이에 합의하면 3년 넘게 이어진 전쟁은 본격적으로 종전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의료건강과 산업, 부동산은 1% 이상 떨어졌다.
종목별로는 애플이 2.92% 떨어졌지만, 엔비디아와와 아마존, 메타플랫폼스, 마이크로소프트는 상승했다.
테슬라는 트럼프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테슬라 차량을 구입할 계획이라며 두둔한 영향으로 3.79% 반등했다.
성장주인 기술주 대신 우량주와 가치주, 전통 산업군이 이날 더 약세를 보였다.
경기방어주 성격의 버라이즌이 6.58%, T모바일은 3.74% 떨어졌다. 월트디즈니도 5% 밀렸고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비자 등 카드 회사도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오라클은 부진한 실적에도 1% 이상 오르며 시장지배적 소프트웨어업체의 지위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미국의 1월 구인 건수는 전월과 큰 변동 없이 유지되며 노동 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계절 조정 기준 구인(job openings) 건수는 774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750만건)보다 약 24만건 증가한 수치며 시장 예상치도 웃돌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은 29.3%로 내려갔다. 전날 마감 무렵엔 39.0%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93포인트(3.37%) 밀린 26.92를 기록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