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통상본부장 “韓·EU, FTA 파트너…철강TRQ 차별된 고려 필요”

G20 무역투자장관회의 참석 계기로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 면담
철강공급과잉포럼서 “무분별한 보호조치 지양, 공정경쟁 회복” 강조
중국·캐나다·남아공 등 12개국 및 WTO 사무총장과 면담도


여한구(오른쪽)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0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그케베르하 보드워크호텔에서 열린 ‘2025 G20 무역투자 장관회의’참석 계기에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집행위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과 면담을 갖고, EU의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주요 20개국(G20) 무역투자장관회의 참석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중인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 “한국은 14년차된 한-EU FTA 파트너로서 비(非)FTA 국가와는 차별화된 고려가 필요하다”면서 “기존 교역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물량 배정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여 본부장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그케베르하에서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과 면담을 갖고 “EU가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를 대체해 새롭게 도입한다고 발표한 저율관세할당(TRQ )제안 내용이 우리 철강업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크며 이로 인해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U는 지난 7일(현지시간)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대체할 새로운 TRQ 제도 도입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EU가 새로 도입하는 TRQ 초안에는 ▷쿼터 물량 축소(-47%) ▷쿼터 밖 세율 인상(25%→50%) ▷조강(melt & pour)국 모니터링 도입 등 철강 수입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방안에 따르면 EU의 철강 수입 쿼터 총량은 기존 세이프가드에 따라 지난해 설정한 연간 3053만톤 대비 47% 줄어든 1830만톤 수준으로 축소된다. 수입 쿼터 초과 물량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50%로 2배가 된다. 아울러 조강국 기준을 새로 도입되면서 모든 수입 철강재에 조강국 증빙 의무가 부여된다.

신규 TRQ 조치는 EU의 일반 입법 이행 절차를 거쳐 EU의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 만료 시점인 내년 6월 말 회원국 투표를 통해 도입될 전망이다.

여 본부장은 “한국은 다자 자유무역 체제의 가치를 공유하고, 철강 공급과잉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포럼 등에서 EU와 협력 중인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이번 조치가 한-EU 간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양측이 우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여 본부장은 G20 무역투자장관회의 계기로 열린 ‘철강 공급과잉에 관한 글로벌 포럼(GFSEC)’에서 “세계 철강산업은 공급과잉과 탄소감축 지연 및 관세·비관세 보호조치 증가라는 복합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한국은 업계의 자발적 설비 합리화와 함께 불공정 수입재 방어, 저탄소 전환을 병행하며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더해지며 세계 철강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실질적 피해가 확인된 품목에 한정된 정밀한 무역구제 조치가 필요하고 광범위한 통상장벽이나 포괄적 보호조치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한구(앞줄 오른쪽 세번째)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0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그케베르하 보드워크호텔에서 열린 ‘2025 주요 20개국(G20) 무역투자장관회의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GFSEC는 지난 2016년 9월 항저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따라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해소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출범한 협의체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28개 회원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5개 초청국의 장관급이 참석했다.

참가국들은 세계 철강 과잉설비가 2024년 6억1000만 톤에서 2027년 7억20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의 공급과잉과 미국의 철강 232조 및 최근 EU의 쿼터(TRQ) 감축방안 등이 시장안정·고용·탄소감축 노력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각국 대표단은 비시장적 정책이 과잉설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비시장적 정책 및 관행 관련 정보 수집·공유 ▷2026년까지 공동 대응을 위한 프레임워크의 핵심요소 확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장관급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여 본부장은 철강 관련 무역조치를 의제로 EU, 중국, 캐나다 등 12개국 수석대표들을 비롯한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과 양자회담을 진행헸다.

여 본부장은 마닌더 시두 캐나다 국제통상부 장관과도 만나 캐나다 정부가 지난 8월 1일부터 부과하고 있는 철강 TRQ 조치에 대해 우리 측 의견과 우려를 전달했다.

리청강(李成鋼)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와의 면담에서는 희토류 가공품 및 관련 기술에 대한 강화된 수출통제 조치와 관련해 글로벌 희토류 공급 축소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어 “양국 간 설치된 국장급(수출통제대화, 공급망 핫라인) 협의 채널을 통해 향후 소통을 지속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자”고 제안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