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트보다 개선·현대화된 조약 모색해야”
“선수 더 관여할 수도” 中참여 관련 언급
中 반발…러는 “英·佛도 들어와야” 대응
국제 핵억제 공백 돌입, 핵경쟁 우려 고조
![]()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4회 연례 국가기도조찬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부로 종료된 미국과 러시아 간 핵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뉴스타트보다 새롭고 개선된 조약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 군축 협정에 중국까지 포함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뉴스타트를 연장하는 것보다는 우리의 핵 전문가들로 하여금 미래에도 지속될 수 있는 새롭고 개선되고 현대화된 조약을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고 게시했다. 그는 뉴스타트에 대해서 “미국이 형편없이 협상한 협정”이라며 “다른 것을 다 차치하고라도 지독하게 위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스타트는 2010년 미국과 러시아 간 체결된 전략무기감축조약(START·스타트)로 시작한 것으로, 양국의 핵 무기 규모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조약이다. 2010년 체결한 조약이 종료를 앞둔 2021년 양국은 신전략무기감축조약이라는 이름으로 이를 5년 더 연장했다. 양국의 실전 배치 전략 핵탄두 수를 각각 1550기로 제한하고, 핵탄두 운반체인 ICBM·SLBM과 전략폭격기 배치는 700개, ICBM 발사대와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전략폭격기는 배치 여부를 따지지 않고 총 800개까지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국의 데이터 전송과 통지, 현장 사찰을 포함한 투명성 확보 장치도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에도 뉴스타트가 잘못 체결된 조약이라며 맹비난해왔다. 미국과 러시아는 조약에 묶여 핵 군축이란 과제를 떠안았는데, 중국은 아무런 규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글에서도 뉴스타트를 연장하는 대신 러시아와 새로운 군축 협정을 맺고, 여기에 중국 등 다른 핵무기를 보유한 군사 강국까지 포함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도 뉴스타트와 관련해 “만료되면 만료되는 것이고 더 나은 합의를 할 것”이라며 “선수 두엇이 더 관여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전날 기자회견에서 “과거에 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하지 않고는 21세기에 진정한 군비 통제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신전략무기 군축 협정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은 현시점에서 핵 군축 협정 참여를 요구받는 것은 “공평하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중국과 더불어 러시아 역시 미국의 이 같은 구상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뉴스타트에 중국을 포함시켜야 한다면, 핵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서방 강국인 영국과 프랑스 등도 이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을 끌어들이려는 미국, 영국·프랑스까지 언급하는 러시아의 ‘물귀신 작전’이 협상 테이블에 오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개선된 조약’이 도출되기까지 진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염두에 둔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은 차치하더라도, 뉴스타트에서 규정한 핵 군축 내용을 현대화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대화된 무기 중에는 이종 시스템이 많아, 뉴스타트에서 수를 제한한 핵탄두와 핵탄두 운반체, 폭격기, 잠수함 등에서 제외된다. 러시아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하기 위해 개발중인 핵 추진 수중 드론 ‘포세이돈’과 핵 추진 순항 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 등은 기존의 ICBM·SLBM 범주에서 빠진다. 실전 배치 전략 핵탄두를 조약대로 1550기로 유지하더라도, 그 외 기동성과 정밀성이 더 높아진 무기 체계를 더 보강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전 배치 기준으로 핵 무기의 수를 규정해, 전술핵이나 비배치(예비) 탄두에 대해서는 규제가 없다는 것도 맹점으로 꼽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뉴스타트를 연장하지 말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헤리티지 재단 산하 앨리슨 국가안보센터의 전략억지 담당 선임연구원인 로버트 피터스는 “뉴스타트 연장은 중국에만 좋은 일”이라며 “오히려 미국이 더욱 강력한 핵 억지력을 구축함으로써 필요한 협상력을 확보하는 것이 러시아와 중국을 동시에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 제안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뉴스타트가 전 세계를 핵 군비 경쟁에서 한 발 물러서게 할 효과적인 대안이라는 주장도 여전하다. 호주 시드니대학교 산하 연구센터인 국제전략연구센터(CISS)의 아눔 리아즈는 부소장은 “뉴스타트를 대체할만한 군비통제조약을 체결하는게 현재로서는 유일한 해결책이지만, 이를 끌어내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군비통제조약은 정치적 리더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데 트럼프 행정부는 오히려 미국 핵 프로그램의 확장을 시사하고 있고, 러시아 역시 현재 군비통제를 우선순위로 보지 않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도현정 기자
![]() |





